수확기 포도 값이 싸지고, 당분 함유량도 많을 때가 되면 여기저기 포도주를 담근다며 포도를 박스로 사는 주부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포도를 정성 들여 씻은 후 커다란 유리병에 꾹꾹 눌러 넣은 다음 설탕을 넣고 거기에 소주를 채워 뚜껑을 밀봉을 하는 과정이 우리들의 전통적인 포도주 담그는 방식입니다.
이런 과정들이 실제 와인을 양조하는 과정인 줄 알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와인을 양조하는 과정은 이보다는 더 복잡하고 세심함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우리들이 포도주를 담그는 과정 또한 와인 양조와 전혀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먼저 우리가 마시는 술은 당분을 함유하고 있는 원재료가 발효 되면서 Co2와 알코올이 생성 되는데, 이때 Co2는 공기 중으로 날아가고 남은 알코올이 술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 와인을 양조하는 과정에서 원활한 발효를 위해 당을 첨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발효라는 과정은 효모(이스트균)가 당과 반응을 하면서 알코올과 Co2를 생성 시키는 것인데, 스위트 와인을 만드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발효가 끝나기 전에(모든 당분이 효모와 반응을 마치기 전에) 강제로 발효를 끝내게 되면 알코올 함유량은 낮으면서 단맛이 높은 스위트 와인이 탄생되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 여기서 생성되는 Co2에 의한 질식을 피하기위해 모든 양조장의 발효실에는 초가 켜져 있으며, 반드시 2인 1조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초가 꺼지게 되면 Co2에 의해 공기중의 산소가 부족하다는 의미임으로 재빨리 발효실을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는 먼저 수확한 포도를 운반하고 포도 송이만을 골라내는 제경과 포도알을 으깨는 파쇄작업을 거친 후 거기에서 얻어진 맑은 쥬스와는 별도로 껍질등과 함께 남은 것들을 압착하여 이를 적절히 블랜딩하여 발효시킨후 숙성과정을 거쳐 만들어 집니다.
물론 화이트 와인과 레드와인, 로제와인의 양조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가장 큰 부분이 마쎄라시옹(Maceration)이란 침용과정입니다. 쉽게 말해 백색의 포도즙에 1차 발효과정 때 껍질에서 나오는 색소를 입히는 과정 입니다.
당연히 화이트 와인의 양조에는 이 과정이 없을 것이고 로제 와인의 경우는 프랑스및 구대륙의 경우에는 원하는 색이 나올때까지 마쎄라시옹 과정을 진행하여 로제와인을 만들지만 뉴질랜드와 호주등 신대륙의 양조자들은 화이트 와인과 레드와인을 블랜딩하여 로제와인을 양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EU와 프랑스 와인 업계가 로제와인으로 대립을 하고 있는데, 이는 EU가 로제와인을 만드는데, 레드와 화이트 와인을 블랜딩하는것을 허가해주는 것 때문에 전통적인 마쎄라시옹을 통해 로제와인을 양조하는 것을 고집하는 프랑스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입니다.
유럽의 각국에서 소비되지 못하여 남게되는 와인의 소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보다 손쉽게 로제와인을 양조할수 있게 하도록 하는 나름의 해결 방법을 전통과 와인에 대한 세심함을 중시하는 프랑스의 와인 양조자들은 반발하고 있는 것 입니다. joe1809@naver.com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