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용 박사모 회장
지난주 대한민국은 ‘리스트’ 공화국이었다. ‘박연차 리스트’ ‘장자연 리스트’가 대한민국 전국을 강타했다. 사람들마다 리스트에 관심을 보이고 대화의 주제 역시 ‘리스트’였다.
이번 ‘박연차 리스트’ ‘장자연 리스트’에 언급된 인사들이 누구인지 세간의 관심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때문에 ‘누가 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식의 내용들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단 검찰과 경찰은 이번 리스트에 대한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불공정 수사라는 식의 비판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검경을 믿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검경이 보다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를 해서 처벌할 자는 처벌하고 혐의 없는 자는 혐의를 벗겨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노블리스 오블리제. 이번 사건은 기득권층에게 필요한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없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재벌총수에게 돈을 받아도 되고 신인 연기자에게 성상납을 받아도 된다는 생각은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결국 우리나라 기득권은 그동안 노블리스 오블리제 없이 행동해 왔다는 것을 의미하며 리스트는 결국 우리의 자화상이다.
이번 리스트 사건으로 인해 우리나라 특히 기득권층은 부끄러워해야 하며 반성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보수층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 바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다. 그동안 우리나라 보수층은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부족했다. 입으로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표방했지만 실천을 하지 못한 보수층이었다.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 특히 젊은이들이 보수층을 점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보수층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지 못한다면 차기 대권에서 정권을 잡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보수주의는 변해야 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능력을 보여주고 비전을 제시하면서 한국 사회에 새롭게 어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보수층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보수층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깨끗한 보수’ ‘유능한 보수’ ‘따뜻하고 참신한 보수주의’ 운동이 이번 리스트 사건을 계기로 새롭게 일어나야 한다. 그것이 정통보수든 중도보수든 중도실용이든 명칭 여하에 불구하고 새로운 무브먼트로 일어나야 한다. 이 새로운 무브먼트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새롭게 제시되는 이 이정표를 한국 보수사회가 외면하게 되면 ‘제2 박연차’ ‘제2 장자연’ 리스트는 나올 것이 분명하다.
“좌파는 무능력 때문에 망하고, 보수 우파는 도덕성 상실로 망한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보수층이 새로운 보수주의를 표방하면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없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