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발상전환 통해 블루오션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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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쇄빙 유조선이 극지방 얼음을 뚫고 전진하는 모습. |
-삼성중공업, 발상전환 통해 블루오션 선점
“조금만 생각을 바꾸니 다른 조선업체들이 간과하고 있던 사업을 먼저 선점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한 임원은 최근 극심한 수주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비결로 주저없이 ‘생각의 전환’을 꼽았다.
이를 통해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배 한 척당 평균 수주단가는 2억8000만 달러로 업계 최고를 기록했다. 양보다 질을 앞세운 고부가가치선박 집중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기술장벽이 낮고,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 벌크선 부문 역시 역시 2002년 1월 인도를 마지막으로 중단했다. 7년여 전부터 ‘선택과 집중’이라는 덕목을 사업에 그대로 접목한 것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LNG FPSO)와 드릴십, 쇄빙유조선 등 고부가가치선박 위주의 선박 건조를 통해 지난 한해 동안 153억 달러 상당의 수주를 달성했다. 선박 수주 200억 달러 돌파는 조선업계 최초로 삼성중공업은 2년 연속 수주 1위를 기록했다.
LNG FPSO는 기존 부유식 원유생산저장 설비인 ‘원유생산저장설비(FPSO)’를 넘어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저장 할 수 있는 선박이다. ‘원유처럼 LNG도 저장할 수 있다면 경제적일 것’이라는 간단한 발상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발주된 LNG FPSO 선박 5척을 모두 수주했다.
특히 영국의 시황 분석매체인 페트로데이타와 인필드에 따르면 대형 오일 메이저들을 중심으로 올해 약 30척의 원유시추설비 및 생산설비 등이 발주될 것으로 알려져 이미 해당 시장을 선점한 삼성중공업은 향후 예상되는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드릴십 시장점유율 66%를 점유하고 있는 것도 생각의 전환을 통해 이뤄졌다.
아무도 드릴쉽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하지 않을때 앞서 해당 선박의 가치를 인식, 연구개발에 들어간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발주된 드릴십 19척 가운데 11척을 수주했다.
이러한 드릴십 기술개발은 단순히 연구진에 의해서만 완성된 것은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자체 지식포털인 ‘디지털십야드(Digital Shipyard)’를 통해 전체 구성원들이 관련 지식을 공유하고 개선점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삼성중공업 김부경 상무는 “디지털십야드에서 직원들의 각종 지식과 노하우를 축적해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며 “이를 활용한 비용절감 효과만 해도 매년 10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구성원들 개개인에게 흩어진 정보와 노하우를 한데 모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삼성중공업을드릴십 분야뿐 아니라 업계 최고의 위치에 오르게 한 것이다.
쇄빙유조선도 삼성중공업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최근 북극지방에서 유전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쇄빙선과 유조선을 따로 만드는 것보다는 이를 하나의 선박으로 통합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간단한 발상에서 시작된 쇄빙유조선 사업은 대한민국 10대 신기술에 지정되며 삼성중공업만의 ‘블루오션’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러시아에 3척의 쇄빙유조선을 수주.인도한 바 있다.
이러한 사고의 전환은 신사업에도 접목된다. 삼성중공업은 선박용 프로펠러 기술과 풍력발전의 핵심설비인 블레이드(날개) 기술의 유사점을 착안해 최근 풍력발전을 별도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실무추진팀을 구성했다.
여기에 대규모 토목.플랜트 공사를 수행해온 삼성중공업의 건설부문 기술 역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삼성중공업의 신규사업인 풍력발전 사업 역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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