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경제불황 뚫고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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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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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가 경제불황에도 우호적인 정부정책과 환율에 힘입어 해외 메이저 경쟁사를 추월할 태세로 질주하자 국내외에서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 수요가 40% 가까이 격감한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경쟁사를 제치고 현대ㆍ기아차가 오히려 판매량을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현대ㆍ기아차는 물론 계열 상장사 주가도 연일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직전거래일인 27일까지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39.49%와 19.62% 급등했다.

이 기간 현대ㆍ기아차 계열인 현대오토넷(39.36%)과 현대모비스(24.88%) BNG스틸(23.63%) 한라공조(17.10%) 글로비스(16.27%) 현대제철(11.70%) 현대하이스코(4.83%)도 일제히 시세를 분출했다. 작년 하반기 계열 편입된 HMC투자증권은 자본시장법 최수혜주로 부각되며 무려 70.07% 뛰어올랐다.

이날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현대ㆍ기아차에 대해 환율 수혜를 발판으로 자동차 3대 메이저인 포드와 혼다, 폭스바겐을 따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금융위기로 자동차 수요가 39% 넘게 줄어든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오히려 판매량을 4.9% 늘리며 한국 내수시장에서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 새롭게 선보인 제네시스가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최고 모델로 선정된 데 이어 첫 하이브리드카 출시가 임박하면서 한국 증시에서 40%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국내 증권가도 일제히 현대차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투자자에게 매수를 권하고 있다.

남경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현대차는 65%에 불과한 가동률을 기록했음에도 영업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실적 강세는 하반기로 갈수록 두드러질 전망이어서 6개월 적정주가 6만9000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남 연구원은 "해외 시장에서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2월까지 현대차는 미국(4.9%)과 유럽(0.7%), 중국(38.1%)에서 나란히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자동차산업 활성화 대책을 통해 노후 자동차를 교체할 때 세금을 70% 감면하기로 한 점도 긍정적이다.

김병국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노후차량을 550만대로 추산할 경우 이 가운데 3~4%인 15만~22만대를 연간 신규 수요로 추정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3%와 1.9% 매출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다만 현대ㆍ기아차 계열이 강세를 보인 데는 환율 영향이 컸던 만큼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대 아래로 하락할 경우 영업이익률도 떨어질 수 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원ㆍ달러 환율이 작년 평균보다 20% 이상 높다는 점은 여전히 현대ㆍ기아차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하반기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을 밑돌 경우 공격적인 마케팅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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