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
30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직속 자동차 구제 태스크포스(TF)는 GM과 크라이슬러가 제출한 구조조정 계획서를 검토하고 추가 자금을 지원하기에는 자구책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미 정부는 GM과 크라이슬러의 파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청한 미 백안관 고위 관계자는 "GM과 크라이슬러가 채권단과 주주로부터 충분한 양보와 고통분담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두 회사의 파산이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자동차업계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지원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관리들은 미 정부가 GM이나 크라이슬러가 생산하는 자동차에 대해 사후 보증을 해주는 방안도 대책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지만 어느 정도의 예산이 책정됐는 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두 회사가 요청한 자금 지원에 대해서도 새로운 조건을 부여했다.
우선 GM에는 릭 왜고너 최고경영자(CEO) 사퇴 후 새 경영진이 새 자구책을 마련할 때까지 60일간 임시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크라이슬러에 대해선 이탈리아 피아트와의 제휴 협상을 매듭지을 때까지 30일간 여유를 주기로 했다.
미 정부는 크라이슬러가 이 기간 안에 피아트와 협상을 마치면 최대 60억 달러(약 8조300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지만 협상이 결렬되면 추가 지원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후 크라이슬러는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크라이슬러 측은 이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GM에서는 이날 왜고너 CEO가 미 정부의 압력으로 사임함과 동시에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왜고너 CEO는 당장 GM을 떠나지는 않지만 그의 후임으로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프리츠 헨더슨 사장이 내정됐으며 왜고너 CEO가 겸직하던 이사회 회장에는 노드롭 그루먼의 CEO 출신인 켄트 크레사 이사가 임명될 예정이라고 한 재무부 소식통은 전했다.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CEO는 사퇴 요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M과 크라이슬러는 지금까지 각각 134억 달러와 40억 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을 지원 받았고 미 정부에 추가로 166억 달러와 50억 달러를 요청한 바 있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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