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상고 출신의 신한카드 이재우 사장은 마지막 상고 출신의 히로인 중 하나다. 선린상고 출신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 덕수상고 출신 이백순 신한은행 행장에 이어 상고출신 삼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우 사장은 상고출신이라는 자신의 배경을 직접 실무에 응용해 현장,실무,경험 중시 CEO로 거듭난 정통 신한맨이다.
지난 1998년 개인고객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는 은행의 기능별 창구를 고객별 창구로 개선하는 등 창구 구조 개편을 주도했다.
예금, 인출, 대출 업무 등 직능별로 창구를 운용하다 보니 부서간 업무시간도 맞지 않을 뿐더러, 일대일로 고객에게 자문을 제공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 사장은 이를 고객별 창구 형태로 바꿔 맨투맨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고객 하나하나를 중시해 서비스를 운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영업실적은 눈에 띄게 늘었고, 이는 향후 우량고객을 PB고객으로 세분화해 은행의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는데 기여했다.
이후 2001년부터는 개인고객담당 부행장, 2004년 신한지주 상무를 거쳐 2006년부터 부사장으로 재직하는 등 수직상승을 이어갔다.
2007년 신한카드 대표이사로 부임한 그는 직접 전국 상담센터와 영업점을 방문해 현장의 고충을 듣고 '한마음 어드벤처'라는 특강을 통해 사원들과 수시로 커뮤니케이션을 갖는 등 현장 중심의 경영을 펼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워낙 바쁘시다 보니까 얼굴보기가 힘들지만, 자주 부서별로 모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며 "지난번에는 부서별로 함께 아침에 설렁탕을 먹자며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을 설명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균형과 조화'다.
신한카드는 은행계 카드사 중에 은행 부문과 비은행 부문간의 조화가 비교적 잘 되어있다는 평을 받는다.
신한카드는 작년 한 해 95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신한금융그룹의 비은행 당기순이익 1조 3350억원중 약 71.8%에 해당하는 수치다.
균형과 조화를 강조하는 이재우 사장은 2009년 전사전략목표를 '내실경영에 기반한 균형성장'으로 잡았다.
그는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양과 질, 리스크와 수익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는 균형 잡힌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2월 신년사를 통해 유명한 미국 풋볼 선수의 말을 인용해 "달리기 전에 반드시 날아오는 볼을 잡아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회사의 취약점을 보강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잠재적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 시나리오를 분석해 위기를 극복하며, 거품과 비효율을 철저히 제거하고 비우량 저 수익 자산에 대한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초 신한 LOVE카드 300만좌 돌파를 약속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 사장에게도 난관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미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고, 소비를 진작시킬 요인은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낙관적인 전망만 내놓는 것은 불안하다는 평가다.
신용카드 시장은 개인이 소지한 신용카드 발급 장수가 평균 2~3개로 포화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고 최근 정부에서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상한제를 두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면서 "신한카드가 헤쳐나가야 할 과제는 첩첩산중과도 같다"고 말했다.
신한카드의 2009 경영슬로건 'CHANCE'라는 말처럼 위기를 기회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을지 이 사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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