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이달 들어 연초대비 10% 이상 급등한 데 따른 부담으로 3% 넘게 급락했으나 대내ㆍ외 금융불안 완화와 환율 안정으로 향후 재상승을 시도할 전망이다.
3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40.05포인트(3.24%) 급락한 1197.46을 기록하며 1200선 아래로 밀렸다. 이는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1200선을 돌파한 24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증권가는 이날 조정을 단기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숨고르기로 평가하며 반등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금융불안 완화와 원ㆍ달러 환율 안정, 외국인 매수 우위, 회사채 금리 하락으로 추세적인 상승 여건이 마련됐다는 이야기다. 주가지수 변동성도 작년 10월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며 안정을 찾고 있다. 코스피200옵션 종목별 가격을 이용해 산출하는 '대표 변동성'은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작년 10월24일 101.0까지 올랐으나 이달 27일 현재 31.4로 다시 낮아졌다. 이는 리먼 사태 직전인 9월12일 28.5와 비교할 때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내달 코스피 목표지수를 가장 낙관적인 1350선으로 제시한 굿모닝신한증권은 국내ㆍ외에서 경기회복 신호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박효진 연구원은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 주택ㆍ소비 지표가 호전된 점은 경기가 바닥을 찍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며 "이는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이달 정점에 달했던 미국 금융위기가 점차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주식을 중심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점을 호재로 꼽았다.
김주형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1조달러 규모 부실자산 정리안을 내놨다"며 "이로 인해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어 내달 코스피 목표지수로 1340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삼성 대우 대신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도 내달 코스피가 1320~135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증권가는 내달 증시 상승에 무게를 두면서도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단기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국내기업 주당순이익(EPS)을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가정하면 코스피 1230대에서 PER는 14배에 달한다"며 "이는 2000년 이후 고점인 15.4배와 맞먹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달 지수 상승세가 다소 과도했다는 점과 증시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4월에는 코스피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달 증시에서 유망업종으로는 해외 경쟁력이 돋보이는 ITㆍ자동차와 금융위기 완화와 원자재가 상승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금융ㆍ소재가 가장 많이 꼽히고 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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