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고너, "GM 100년사 최악 실적 내고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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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3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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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릭 왜고너 제너럴모터스(GM) 전 최고경영자(CEO)

릭 왜고너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가 GM 100년사에서 최악의 실적을 낸 CEO라는 꼬리표를 달고 전격 해임됐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사퇴한 왜고너는 “그동안 GM 직원들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며 GM이 100년의 역사를 이어 더 밝은 미래를 향해 발전할 것임을 의심하지 않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행정부가 사임을 요구했고 이에 합의했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듀크대와 하버드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왜고너는 지난 1977년 GM의 재무부서에 입사, 미국이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던 1992년 당시 38세의 나이로 GM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발탁됐다. 그리고 2년 후인 1994년부터 북미지역 영업을 총괄했고 2000년 CEO에 취임해 지금까지 GM을 이끌어 왔다.

CEO 취임 후 그는 해외사업에 주력했다. 중국, 러시아, 남미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GM은 해외 자동차 생산량의 65%가 넘는 자동차를 생산하게 됐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손실이 커지면서 GM은 미 정부로부터 134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처지로 전락했다. 하지만 대규모 손실과 판매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탓에 왜고너는 9년만에 전격 해임됐다.

실제 왜고너는 GM 역사상 가장 큰 손실 기록한 CEO다. 왜고너가 취임한 2000년 주당 70달러선이었던 GM 주가는 현재 4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30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1.27달러까지 내려가는 수모도 겪었다.

자동차업계 리서치업체인 모터스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1994년 33.2%였던 GM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18.8%로 급락했다.  

일각에서는 GM을 파산위기로 몰아 넣은 책임을 왜고너에게만 물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니퍼 그랜홀름 미시간 주지사는 미국 정부의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쫓겨난 왜고너는 "희생양"이라며 "그는 지난 30여년간 GM에서 일했고 적극적으로 회사의 회생 방안을 모색해 왔다"고 말했다.

존 카세사 카세사사피로그룹 애널리스트도 “GM은 1970년대부터 방향을 잃고 고전해왔고 20년이 지나서야 패배를 인정한 것”이라며 “왜고너가 취임하기 전부터 GM은 개인이 해결하기 힘들 정도의 고질적인 문제가 산재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자동차업계에서 뛰어난 경영자로 평가 받는 이들은 보통 제조업, 디자인, 마케팅 부문 등 자동차를 만들거나 직접 발로 뛰며 매출을 올리는 분야 출신”이라며 “재무능력을 인정받아 발탁된 왜고너는 처음부터 GM의 CEO자리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GM 대변인은 왜고너가 퇴직연금 및 기타 보수로 약 2000만 달러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리니 라시드-메렘 GM 대변인은 이는 퇴직수당이 아니라 연금 지급분과 왜고너가 지난해까지 32년간 GM에서 근무하며 미처 지급받지 못한 보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왜고너가 은퇴 후 받을 지급분이 더 있지만 "아직 처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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