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블랙홀' 역할을 했던 머니마켓펀드(MMF)의 최근 자금 유출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채권과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머니무브'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월말, 특히 분기 결산을 앞두고 기업, 금융권의 현금 확보 수요가 나타나며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계절적 효과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7일 기준으로 MMF에서 7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나타났다.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7거래일 동안 3조5천511억원이 유출됐으며, 설정액은 122조8천22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달 초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중 자금을 빠르게 빨아들인 MMF는 이달 들어 사상최대치를 연속 경신했으며, 지난 16일에는 설정액이 126조6천242억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이렇던 MMF에서 최근 연속으로 돈이 빠져나가자 그동안 고여있던 자금에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는 기대가 생겨났다. 채권, ELS 등의 자금 증가까지 맞물려 머니무브(자본시장으로 자금이동)라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채권형, 국내 주식형펀드로 이달 들어 자금 유입세가 관찰됐고, ELS 발행 규모가 늘었으며, 주식투자 대기금으로 인식되는 고객예탁금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부동자금의 상당부분이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진우 애널리스트는 "안전자산(현금,MMF)→준위험자산(회사채)→위험자산(주식) 순으로 유동성이 이동한다고 할 때 현재는 중간 단계인 회사채 시장으로 옮겨 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MMF 자금 유출 규모가 크지 않고, 분기말을 앞둔 시점이라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통상 유동성 비율 등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월말에는 MMF 자금이 빠져나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 3월 말은 1분기 결산 시점인 데다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의 경우 회계연도 결산에 들어가기 때문에 MMF 자금 유출이 뚜렷해질 수 있다.
또 채권형,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 규모도 이달 들어 262억원, 1조3천740억원으로 크지 않아 과도하게 유출됐던 유동성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전달에 국내 주식형은 1천47억원, 채권형은 9천597억원의 순유출을 나타냈다.
삼성투신운용 김진수 매니저는 "섣불리 MMF 자금이 꺾였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월말, 분기말, 증권사 결산이 겹쳐 자연적으로 감소했으며, 이를 감안하면 자금 유출 규모도 오히려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월말에 빠지면 월초에 들어오는 만큼 계절효과인지 머니무브인지 판단은 다음달 초 MMF 흐름을 보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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