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레이더] 주식과 펀드 사이, ETF

안정균 SK증권 연구원

   
 
 
상장지수펀드(ETF)는 특정 지수와 동일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인덱스펀드로 거래소에 상장돼 매매가 이뤄진다.

이런 ETF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200포인트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ETF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지난 1,2월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1200포인트를 상회했던 지난 1월 5일부터 9일까지 5거래일 동안 2467억원 유출됐고 2월 4일부터 10일까지 5거래일만에 1434억원 빠져나갔다. 하지만 장중 1200포인트를 상회한 3월 23일부터 27일까지 5거래일 동안엔 5764억원 유입됐다.

월별로 보면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1월과 2월에는 각각 8422억원과 6168억원 유출된 반면, 3월에는 1조306억원 유입된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먼저, 기관과 외국인이 ETF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 ETF인 KODEX200과 KOSEF200을 보면, 3월 초 각각 9.86%와 0%였던 외국인 비중이 3월30일 현재 19.01%와 5.97%로 증가했고 기관 비중 역시 크게 늘었다. ETF는 보통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거래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최근 주식시장이 재차 상승하자 외국인과 기관이 ETF를 현ㆍ선물 차익거래에 사용하기 위해 자금을 유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최근 ETF 자금 증가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이는 일반 주식형펀드와 ETF 자금이 가진 성격을 살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3개월 이내 환매시 일반 주식형펀드는 환매수수료가 부과되지만 ETF는 환매수수료가 전혀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차익을 얻고자 할 때 유용하다. 환매시 인덱스 펀드는 환매를 요청하고 4일이 지나야 비로소 현금이 회수되는데 반해 ETF는 주식처럼 2일이면 현금으로 찾을 수 있어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특징도 있다.

결국 현ㆍ선물 차익거래시 ETF는 분산투자 효과가 뛰어나 현물 바스켓과 같은 유용성을 지닌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증시 상승이 가능하나 중장기적으로 보유하기에는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언제든지 환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그렇다면, 투자에 앞서 ETF의 구조를 알아보자. ETF는 펀드와 주식 조합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시장도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으로 나뉜다. 발행시장을 살펴보면, ETF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운용사가 정한 주식을 먼저 구성해야 한다. 다음에 ETF 투자자는 지정판매회사(AP)를 통해 구성된 주식 바스켓을 운용사에 납입하고 이에 해당하는 ETF증권을 교부 받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ETF 설정ㆍ환매는 대량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만이 발행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발행된 ETF는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돼 일반주식과 동일한 방법으로 유통시장에서 거래된다. 따라서 일반 개인 투자자는 주식계좌를 이용해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ARS, 증권사영업점을 통해 ETF를 매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개인이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은 무엇일까? 첫째, ETF를 구성하는 종목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같은 ETF도 운용사에 따라 편입 종목이 다르고 다른 ETF라도 중복되는 종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포트폴리오를 세밀히 계획하지 않으면 투자 시작부터 방향이 틀어질 수 있다.

둘째, 잦은 매매는 오히려 손실을 부를 수 있다.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다고 수시로 매매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또한, 개별 종목이나 단기 재료에 민감하기 보다 시장이나 업종 전망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므로 빈번한 매매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셋째, 해외 ETF 투자시 환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한다. 해외 ETF는 증권사가 자동으로 환전해 매매하는 구조이므로 환위험에 노출돼 있다. 즉, 중국 시장이 10% 상승했다고 해도 환율이 10%하락하면 실질적으로 ETF 수익은 0이 된다. 따라서, 환율시장, 특히 원화 대비 외국환시장에 대한 움직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ETF도 매월 일정액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위험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누구나 저점에 매수하고 고점에 환매하길 원한다. 그러나 적기에 투자를 하는 것은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적립식 투자에서 최대 장점인 코스트 에버리징, 즉 자금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매월 투입함으로써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이용해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변동성이 심한 경우엔 적립식으로 ETF를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 전략이라 볼 수 있다.

투자시에는 ETF 역시 대안상품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가장 전통적인 금융상품인 주식, 채권, 예금과 주식형펀드, 채권형펀드 그리고 대안투자 격인 부동산펀드, 선박펀드, 원자재펀드, 사회간접자본(SOC)펀드를 비롯한 수많은 금융상품이 투자자 앞에 놓여 있다. 이 가운데 ETF도 한 투자 상품인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이 많은 금융상품 가운데 ETF가 투자 철학과 일치하는 지, 어느 정도 비중을 투자할 수 있는 지, 어느 정도까지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고찰해야만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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