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계열 상장사가 경제불황에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신규사업과 인수ㆍ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숙원이었던 제2롯데월드 건립 승인에 이어 계열 상장사가 보유한 토지에 대한 규제도 속속 풀리면서 롯데는 제2 전성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달 2일부터 이달 3일까지 롯데쇼핑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6만원에서 22만1000원으로 무려 38.12% 급등했다.
이 기간 롯데제과는 연초이후 -21.6%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9.42% 상승으로 되돌렸고 호남석유화학은 53.82%나 뛰어 올랐다. 롯데손해보험(25.82%)과 롯데삼강(22.22%), 롯데미도파(18.77%), 롯데칠성(15.02%)도 일제히 시세를 분출했다.
먼저 증권가는 롯데쇼핑에 대해 원화 약세로 국내를 찾는 해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실적을 대폭 개선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환율 상승으로 백화점을 찾는 일본ㆍ중국 관광객이 늘어난 데다 슈퍼마켓도 소량구매 추세로 30%대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한 2조8967억원에 달할 전망이고 영업이익도 2098억원으로 당초 예상을 12.9% 상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쇼핑이 보유한 제2롯데월드 부지는 가장 큰 매력이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15% 부지를 가진 제2롯데월드에 2011년 롯데백화점 명품관을 개점하기로 했다"며 "내수경기 부진에도 양호한 매출이 기대돼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5만원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제2롯데월드는 다른 계열사에도 대형 호재다.
차홍선 한화증권 연구원은 "호남석유화학이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건설이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 대부분을 수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11년까지 1059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던 지분법 평가이익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 연구원은 "호남석유화학은 롯데유화를 합병함에 따라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38.4%와 220.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국내ㆍ외 M&A 시장에서 단연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07년 12월 롯데손보(옛 대한화재ㆍ인수가 3500억원)에 이어 작년부터 중국 대형 마트인 마크로(1600억원)와 길리안(1700억원), 인도네시아 유력 유통업체인 마크로(3900억원)를 지분 인수를 통해 연달아 사들였다.
맥주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놓은 상태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가 OB맥주를 인수하지 않고 새 공장을 짓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여전히 M&A 가능성은 남아 있고 사업 시너지를 고려하면서 적극적인 확장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은 향후 경기회복 시점에 기업가치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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