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전자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지난달 17일 처음 선 보인 LED TV(6000/7000 시리즈) 판매가 출시 2주만에 7천대를 넘어섰다"며 "하루에 500대씩 판매된 셈"이라고 발표했다.
소비자들로서는 삼성 LED TV가 시장에 나오자마자 하루에 평균 500대꼴로 시중 고객들에게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통계의 실제 의미는 이같은 일반적 해석과 거리가 있다.
전자업체가 공개하는 판매 실적은 실제 일반 소비자가 구매한 건을 일일이 셈한 것이 아니라, 직영대리점.백화점.양판점 등 유통채널로부터 받은 주문을 토대로 '출고'된 수량만 단순 집계한 것이다.
문제는 출시 초기의 경우 각 유통점들이 매장에 대거 '깔아놓기' 위해 직접 사들이는 진열용 물량까지 모두 이 전자업체측 판매 통계에 잡힌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주일새 무려 7천대가 팔렸다는 삼성 LED TV의 경우, 직영대리점마다 ▲ 500평이상 초대형점(20개점) 8대 ▲ 400평이상 대형점(71개점) 7대 ▲ 300평내외 중형점(95개점) 6대 ▲ 200평 미만 소형점(74개점) 5대 등의 기준에 따라 매장 벽 또는 중앙에 집중 전시됐다.
규모별 지점 수와 진열 대수를 곱해 합산하면, 삼성전자 직영 대리점에만 무려 1천597대의 LED TV가 진열용으로 판매됐다는 얘기다.
다른 판매 채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A전자양판점 관계자는 "삼성 LED TV를 각 지점마다 3~5대꼴로 구입, 진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양판점의 총 지점 수가 260여개니까, 4대씩만 계산해도 1천대가 넘는 규모다.
나머지 수많은 백화점.양판점 등을 빼고 직영대리점과 단 한 종류 양판점에 전시용으로 팔린 LED TV만 따져도 약 2천600대(1천597대+1천여대)로, 업체측의 2주간 출고 대수 7천대의 37%에 달한다.
이번 삼성 LED TV처럼 생산된 제품 라인업을 크기별로 모두 전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을 경우, 보통 출시 초기 한 달 출고량의 최소 50%이상이 진열용 제품이라는 게 전자,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2주일', '한 달' 등 출시 직후의 초단기 출고 실적은 실제 소비자 판매 추이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새로 나온 LED TV에 관심을 많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초기 출고 통계는 실제 판매와 차이가 있어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며 "적어도 3개월이상 지난 뒤 월 또는 일별 출고량을 따져야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량을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어차피 진열용 제품도 언젠가는 소비자들에게 할인 가격에 판매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가전업계가 LED TV를 불황 타개의 '돌파구'로 삼아 이처럼 다소 지나칠 만큼 공격적 홍보와 마케팅에 나서면서, 서로 다른 기술 구조를 둘러싼 업체간 '우위 논쟁'과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같은 크기의 기존 LCD TV보다 20~30%나 비싼 LED TV를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서는 초기 시장 선점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이 이번에 내놓은 LED TV는 발광체인 LED를 테두리에 배치한 '에지 방식'인 반면, 오는 5월께 LG전자가 양산할 LED TV는 LED를 패널 뒷면에 깔아놓는 '직하방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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