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CEO가 뛴다] 현대해상 이철영 사장, 2위 수성 '비상'

이철영 대표가 이끄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업계 2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현대해상은 압도적인 차이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1위 삼성화재를 따라잡기도 바쁜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기는커녕 3위인 동부화재에게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
지난 1월 경과보험료 기준으로 국내 손보사 1위는 30.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삼성화재가 고수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점유율은 16.3%로 삼성화재의 절반 수준을 겨우 넘어서는데 그쳤다. 15.8%로 3위를 기록한 동부화재에 비하면 0.5%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온라인 보험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2, 3위는 언제라도 뒤집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삼성화재가 최근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하이카 다이렉트'로 쏠쏠한 재미를 본 현대해상에게는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업계 2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현대해상만의 특별한 강점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2위 자리를 목전에 둔 동부화재는 최저 수준의 사업비율을 유지하면서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부동의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현대해상의 실적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마감한 회계 3분기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은 137억3609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74.2%나 줄어든 것이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역시 1303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매출은 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9억원에 그쳤다. 전년에 비해 76.6% 감소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해상의 사업비 부담이 높다는 점이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한다. 장기보험에서 신계약 성장률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독립판매법인(GA)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해상의 GA 판매 의존도는 30%가 넘는다. 경쟁사인 동부화재의 GA 의존도는 20%대 초반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사업비 부담이 동부화재에 비해 30% 이상 많은 것이다.

이철영 대표가 최근 장기보험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공격적인 경영을 진행하고 있지만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 대표는 지난 2007년 취임과 함께 보험금 지급을 가장 빨리 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는 등 서비스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1986년 현대해상에 입사해 20년이 넘게 보험업계에서 한우물을 판 보험통으로 꼽히는 이 대표는 업계 최초로 '임원 민원발생 경보제'를 도입하는 등 서비스 개선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유보험료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13.53%를 기록한 현대해상의 업계 민원 비중은 13.98%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보다 민원점유율이 큰 손보사는 업계 '톱 3' 중 현대해상이 유일하다.

글로벌 손보사를 목표로 업계 최초로 중국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 역시 순탄치 않은 길을 걷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중국 현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세자릿수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손해율이 70%가 넘으면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으로 평가한다.

최근 자산재평가를 통해 보험사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톱 3'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현대해상의 지급여력비율은 190% 정도. 이는 300%대인 삼성화재는 물론 200%를 넘어선 LIG손해보험보다도 낮은 것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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