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고급 스낵 부문에서 경쟁사에 밀려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외국계 증권사로부터 나왔다.
경쟁사인 오리온과 롯데제과가 이미 상품 차별화로 고급 스낵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나 농심은 2분기 들어서야 관련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국내 증권사는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원재료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란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농심은 전날보다 2000원(-0.94%) 내린 21만원을 기록하며 연사흘 하락했다. 연초부터 이날까지 주가는 24만4500원에서 21만원으로 3만4500원(-14.11%) 떨어졌고 이 기간 외국인은 농심에 대한 보유비중을 32.26%에서 31.35%로 0.91%포인트 줄였다.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 1124.47에서 1316.35로 191.88포인트(17.06%) 뛰어올라 비교가 됐다.
증권가는 경기방어적인 농심이 주가 상승기에 경기탄력적인 종목보다 외면받는 데다 수익성마저 정체될 것이란 우려로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농심에 대해 올해 들어 라면ㆍ스낵 부문 부진이 예상된다며 적정주가를 24만5000원에서 23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1분기 라면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1% 미만 성장에 머물렀고 스낵 판매는 오히려 작년보다 줄었다"며 "연간 라면ㆍ스낵 판매가 각각 1%와 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는"특히 스낵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경쟁사인 오리온과 롯데제과가 프리미엄 스낵 부문에서 이미 기반을 다진 데 비해 농심은 2분기부터 관련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인플레이션 우려로 제품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점도 부정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대비 1% 정도로 제한적인 인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플레 압력이 커지면서 제품 가격을 올리기 어려워져 저가 상품 판매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는 농심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농심이 환율 상승에도 제품 원가를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동부증권은 농심에 대해 1분기 매출액을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4530억원으로 전망했고 영업이익을 6% 늘어난 360억원으로 내다봤다.
이 증권사는 "올해 안정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을 감안하면 지금 수준에선 주식을 살 가치가 충분히 있다"며 "주력상품인 라면은 시장점유율 70%를 유지하며 전년동기대비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스낵 부문도 8% 매출감소로 당초 예상보다 선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화 약세는 주가 상승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동부증권은 "1분기 원ㆍ달러 환율 상승으로 상품 매출원가도 전년동기대비 30% 가깝게 늘었다"며 "이는 제품 전체 원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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