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이 오는 9월 경기후퇴에서 벗어나겠지만 미국 경제가 치솟고 있는 실업률을 다잡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려면 내년 2분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점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3명의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들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올 1, 2분기 각각 5.0%, 1.8% 위축되고 3분기에야 0.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조사 대상의 절반 가량은 미국의 실업률이 내년 2분기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내에 실업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답한 이코노미스트는 12%에 불과했고 조사 대상의 3분의 1 이상은 실업률이 내년 1분기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또 실업률이 최고 9.5%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향후 12개월 동안 26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점쳤다. 지난달 실업률은 8.5%에 달했고 올 1분기에는 480만명이 실직했다.
문제는 미국의 경제가 호전되더라도 실업률이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지프 라보그나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경기후퇴에 따른 손해를 만회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실업률은 당분간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이 5%를 밑돌았던 2007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미 경제가 향후 6년 동안 연 평균 4% 가량 성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연내에는 회복 조짐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내년 2분기에야 본격적인 회복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에는 오는 10월 경기후퇴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 전망이 그나마 호전된 것은 지난해 말부터 쌓였던 기업들의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한 데다 미 정부가 내놓은 통화 및 재정 정책이 경기회복 기대감을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조사 대상의 90%는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산담보증권대출(TALF)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고 72%는 재무부의 금융권 부실 자산 매입 방침이 경기회복을 촉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이코노미스트들은 미 경제 수장들에 대한 평가에서는 벤 버냉키 FRB 의장에게 가장 후한 점수(76점·100점 만점)를 줬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각각 65점, 61점으로 평가했다. 또 미 경제의 최대 위협으로는 신용시장을 꼽았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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