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유동성 확대와 기업실적 호전으로 14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6~10일 한 주 동안 전주대비 52.29포인트(4.07%) 상승한 1336.04로 뛰어올랐다. 기관은 순매도로 일관했지만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5238억원과 6419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선순환 국면 전환 기대=증권가는 부동화됐던 시중자금 유입이 지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국면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세계적인 경기회복 기대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관망으로 일관하던 시중자금도 증시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며 "자금 유입이 주가를 올리고 다시 자금 재유입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흐름에 따라 코스피도 1400선 돌파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고객예탁금은 10일 기준 15조483억원으로 2007년 7월30일 이후 처음으로 15조원대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8거래일 동안 들어온 돈만 2조원이 넘는다. 실질금리 하락이 주식시장으로 투자자를 유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다시 2.00%로 동결된 것도 급격한 경기하강 위험이 사라졌음을 뜻해 긍정적이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외국인 매수를 고려할 때 상승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1분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IT주와 미국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으로 수혜를 볼 자동차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주택가격 회복에 따른 잉여 유동성 증가도 증시에 호재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에 기반을 둔 증시 상승은 언제든 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주택가격 회복으로 잉여 유동성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주식을 포함한 자산 가격은 상당 기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식 보유 전략 유효=지수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올랐지만 아직 주식을 팔 때가 아니란 조언이 나오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해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시장이 강한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어 주식 보유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고 전했다.
배 연구원은 "단기적인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5일선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5일선 각도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주식 매도를 늦춰 수익률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금융주가 적자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염려스러운 대목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기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코스피가 한때 조정을 받기도 했다"며 "이번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미국 금융주가 다시 증시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달 증시 상승은 금리 인하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이끌었다"며 "하지만 어닝시즌에 쏟아져 나올 기업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돈다면 언제든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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