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매각 작업이 강성 노조 때문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매각 과정에서 위로금과 임금인상안 등을 요구하며 총 파업을 벌이는 것은 인수 후보자들에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 자칫 매각 자체가 물거품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12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10일 하루 동안 서울 서초동 본사와 청원공장 등 총 4곳에서 동시 총파업을 벌였다.
또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영업사원의 경우, 이날 일체의 영업활동을 하지 않았다. 공장별로는 충북 청원공장의 경우엔 오전 6시부터 오후 12시까지 경기 이천, 전라도 광주 공장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생산 및 출하를 멈췄다.
오비맥주 노조는 앞서 지난 9일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10일 열리는 10차 단체교섭에서 재투자 및 공정분배 차원에서 매각 대금의 10%를 양보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노조측의 주요 요구 사항은 고용승계 및 오비맥주 매각대금의 10%를 위로금으로 제공하고 임금 15% 인상 등이다.
이처럼 오비맥주 매각 입찰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조측의 총파업은 인수후보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각 대금 10% 요구는 오비맥주 매각 주체인 인베브사 경영진에겐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사항이어서 매각작업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게 오비맥주 안팎의 분석이다.
오비맥주의 한 관계자는 "경영 안정과 고용 승계 문제 등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많은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액은 아직 매각이 진행되지 않아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노조의 추가 파업과 요구 등은 현 시점에서 볼 때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A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조가 매각 대금의 10%를 요구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매각이 진행되거나 결정된 것도 아닌 시점에서 재투자나 공정분배 등을 논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금속노조의 경우 4.9%, 금속노련 5.9%, 자동차 노련 8.3%의 요구안과 비교해도 지나친 요금임에는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조측의 입장은 정상적이란 주장이다. 김정회 오비맥주 노조위원장은 “10년 동안 투자를 미뤄왔던 부분에 대해 재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한 일”이라며 “사전에 명문화 해 국부유출을 막는 것이 중요하고, 매각 여부를 떠나 반드시 재투자는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금액 10%는 현재 매각금액이 결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고 적음을 판단할 수 없다”며 “이번주 비대위를 통해 정리국면에 나서고, 만약 우리의 뜻이 요구되지 않을 경우 이번 사태는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현재 노조의 분위기라면 다음주 중반부터 옥쇄파업이 강행될 전망이다. 이 파업으로 이달 말 이후에는 시중에서 오비맥주를 마실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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