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시중 은행장이 고 장자연씨 전 소속사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모 시중은행 A행장이 고 장자연씨의 전 소속사(대표 김성훈.42)에 부당 대출을 지시하는 등 수년간 유착 관계를 맺어왔다는 제보를 받고 내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A행장은 최측근 K씨를 통해 김씨 회사를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행장은 2005년 서울 강남의 모 지점장을 맡고 있던 K씨에게 '김씨 회사에 적극 지원할 것'을 지시했고, K씨는 김씨 회사의 담보능력과 신용도를 넘어서는 총 27억원을 대출해줬다는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K지점장이 본점에 대출을 신청하고, 본점 담당부서가 해당 기업에 대한 여신 심사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A행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당시 여신 관련 책임자 회의 때 어떤 지시가 있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장기간 김씨와 교류해 온 A행장과 K씨가 사업을 지원해주는 댓가로 금품은 물론 많은 연예인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금융 감독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당사자들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A행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 계열인 SD 라인을 통해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해당은행 측은 "당시 대출 규모가 18억원선이며 40억원의 담보를 제공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현 행장과의 커넥션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국회 행정안전위가 이날 강희락 경찰청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개최한 경찰청추가경정 예산안 심의에서 김희철 의원은 "언론 보도를 보면 장자연 리스트에 거론된 A은행장이 여권 고위층 라인을 이용해 구명운동을 벌인다는데, 이 문제는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고 장자연이 남긴 문건 명단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 흐지부지 끝나지 않을까 온 국민이 염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분당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에서 A은행장에 대한 수사계획 여부와 관련, “언론에서 제기된 대출 시점이 2005년으로 고인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당장 수사에 착수할 계획은 없다”며 “다만 이 사건에 문제가 있다면 어느 시점에 별도로 수사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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