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분양 일정을 잡기가 어려워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살아나고는 있지만 미분양에 대한 불안감이나 관련 법 개정에 따른 이해득실 문제로 상당수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잡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청라지구에서 879가구를 분양할 예정인 SK건설은 당초 5월 분양을 계획했으나 아직도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5월에 분양이 계획돼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마케팅 담당부서로 부터 자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확한 일정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초 계획보다 분양일정을 미루는 업체들도 있다.
우미건설은 당초 4월 분양예정이던 청라지구 A34블록내 109㎡ 200가구를 6월 이후로 미뤘다. 경기침체 여파를 되도록이면 줄여 미분양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 5월 분양예정인 김포 한강지구내 물량을 해소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 청라지구 분양 물량을 내보내겠다는 복안이다.
벽산건설은 서울 고척동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 일정을 두번이나 미뤘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이 따라야 하는데 금융권의 신규 대출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서울 고척동 분양일정을 두번이나 미뤄 잠정적으로 오는 6월로 잡았다"면서도 "그마저도 확실치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올해 예정된 7800가구의 일반분양 물량 가운데 서울 효창동과 아현동을 제외하고 모두 하반기에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성격은 다르지만 관련 법 개정에 따른 이해득실 문제 때문에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대림산업과 코오롱건설은 당초 오는 16일 인천 서구 신현동에서 'e편한세상 하늘채'의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분양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이달부터 발효됨에 따라 임대주택건설의무비율 폐지에 따른 이해득실 문제로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2~3일 내로 조합측과 다시 협의를 갖고 원래계획대로 분양에 들어갈지 아니면 개정된 법을 따라갈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배·권영은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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