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KOSA) 김경배 회장은 13일 연합뉴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부가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10조 원의 추경예산을 세우느 등 대책을 세우는 마당에 대기업이 골목 상권까지 싹쓸이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말도 안 된다"고 성토했다.
김 회장은 "대형 유통업체 점포가 400개가 넘는 포화상태에서 업계 1위인 신세계 이마트가 국내에서 또 소규모 상권까지 진출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600만 자영업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한 상태이고, 지역의 다른 소상공인 단체들과 연대해서 대형마트 저지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주 중으로 대책을 강구한 뒤 이르면 다음주에 기자회견이나 대규모 집회 등의 행동을 벌인다는 것이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전국에 있는 슈퍼마켓의 지역단위 조합 45개가 연대한 단체로, 자영업자 회원 2만5천 명을 두고 있다.
사실 이들의 불만은 수년 전부터 롯데, GS리테일, 홈플러스 등 대기업이 소형 유통업태 사업에 앞다퉈 진출하면서 계속 증폭돼왔다.
대형마트 업계에서 신세계와 거의 비슷한 점포수를 갖고 있는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으로 평균 330㎡(100평) 안팎의 소형 슈퍼마켓을 131개 운영 중이며, 지난해 연간 4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 역시 `롯데슈퍼' 사업을 2001년부터 시작해 현재 110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7천82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GS리테일도 대형슈퍼마켓인 `GS수퍼'를 107개 운영 중이며, 지난해 8천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게다가 대형 편의점 체인인 보광훼미리마트의 `훼미리마트'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롯데 계열의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들이 최근에 신선식품과 먹을거리 등 상품 구색을 다양화하면서 지역 상권을 더욱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형태의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과 지역 재래시장 상인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경제 위기로 지역 경기가 극도로 침체되면서 영세 상인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대형 유통업체들에 대한 반발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이미 다른 대기업들이 소규모 업태 사업에 모두 진출해있는 상황이고 신세계는 오히려 가장 뒤늦게 시작한 것이다"라며 "점포 크기에 구애받지 않고 기존의 이마트 사업을 계속한다는 것이지 슈퍼마켓 사업에 목표를 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세계 측은 또 "소규모 점포는 부지가 나오는 대로 진행할 예정이어서 절대 빠른 속도로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 상인들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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