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시장 판로 중국에서 찾아야

그동안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온갖 상품을 '빨아들이던' 미국의 소비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반면 세계의 공장이라던 중국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겪으며 수출 중심의 경제정책을 내수 확대로 전환했다.

우리나라의 제1, 2의 무역대상국인 중국과 미국 수출에 당장의 변화는 없겠지만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중국의 내수확대 정책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지난 2월 미국의 월 수입액은 1527억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 2143억달러에 비해 29%나 급감했다.

수입액이 급감하자 경상수지 적자폭도 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259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감소하면 곧바로 우리나라의 대(對)미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중국은 거대한 내수시장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ㆍ서부 낙후지역과 농촌지역에 '하향(下鄕)' 정책을 펼쳐 가전제품, 컴퓨터, 자동차 등의 구입에 10~13%의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내수 진작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중국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를 맞아 소비가 전년동기대비 13.8%의 성장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중국 정부가 정책 중심을 내수쪽으로 전환한 것을 우리 수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선자(瀋佳)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가 소비중심 정책을 펴면서 중국의 중소도시나 농촌에 소비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런 곳에서는 브랜드의 충성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가격과 품질만 좋으면 중소 수출기업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완 동아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 역시 "품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국 내수가 확대된다면 미국의 침체에 따른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 영향을 어느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4조위안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펼친 데 이어 조만간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이 필 것으로 예정돼 있는 것도 대(對) 중국 수출 기업으로서는 호재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를 계기로 중국,미국와의 무역관계가 당장의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미국 달러에 연동된 페그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수입 관계가 달러와 동조현상을 보인다"며 "미국의 경제가 좋지 않고 중국의 내수진작이 성공하더라도 우리 수출에서 양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단기간에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증가(소득효과)가 생긴다더라도 결국 달러와의 환율효과가 관건"이라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정도로 유지된다면 환율효과가 크지 않아 우리 수출기업들이 중국의 소득효과를 누리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김종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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