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정유사에서는 리터당 500원에 공급하는 휘발유가 중간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소비자에게는 리터당 1천500원에 팔리고 있다는 얘기이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을 보면, 지난 3월 한 달간 국내 정유 4사의 주유소 평균 공급가는 리터당 548.78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달 전국 주유소에서 판 휘발유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리터당 1천530.45원이었다.
정유사 공급가와 주유소 소비자가격 사이에 리터당 981.67원이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정유사에서 주유소로 넘어오면서 어떤 일이 벌어졌기에 이처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포도 송이 마냥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각종 명목의 세금과 대리점, 주유소의 유통마진 탓이라는 게 정유업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는 지난 3월 정유사의 손을 떠나 리터당 평균 548.78원에 출발했지만, 유통단계를 거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먼저 각종 세금이 따라붙는다.
리터당으로 교통세가 514원, 교육세가 77.1원, 주행세가 154.20원, 부가가치세가 129.41원이 각각 매겨지면서 세금으로만 무려 874.71원이 추가된다.
그래서 정유사의 공급가와 세금을 합친 정유사 세후공급가격은 리터당 1천423.49원으로 커진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단계를 지나 대리점과 주유소로 넘어가면서 정유사 세후공급가격에는 대리점과 주유소의 유통마진 97.24원과 부가가치세 9.72원이 별도로 첨가되면서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는 리터당 1천530.45원에 제공된다.
올해 들어 휘발유 가격 구조 추이를 월별로 보면 정유사 공급가와 주유소 소비자가격과의 리터당 차이는 1월 909.07원에서 2월 949.34원, 3월 981.67원 등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석유협회 측은 "휘발유 소비자가격에는 약 60%에 달하는 세금이 포함돼 있어 국제가격이 내리더라도 국내가격에 반영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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