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마스터플랜 국제현상공모에서 당선작으로 선정된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아키펠라고21'은 음과 양의 조화를 나선형으로 역동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랜드마크 타워(665m)를 중심으로 20~70층 높이의 30여개 빌딩들이 보여줄 스카이라인은 세계 전통 왕관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것으로 손꼽히는 신라 금관의 형태를 형상화하고 있다.
세계 건축 사상 빌딩군(群)이 모인 스카이라인으로 특정한 이미지를 연출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용산역세권개발측의 설명이다.
신라 금관의 스카이라인은 탁 트인 한강과 조화를 이뤄 서울 어디에서도 조망 가능한 서울의 새로운 상징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홍콩의 야경처럼 레이저쇼와 건물 조명 등을 이용해 명품 스카이라인 자체를 매혹적인 관광상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선작은 또 다도해의 풍경에 착안해 단지 전체에 크고 작은 인공호수를 조성, 업무 상업 주거 문화 여가 등 5개 시설이 마치 섬처럼 분리되는 형태의 설계 개념을 적용했다.
용산역세권개발은 한강변에 대규모 습지와 마리나 시설을 비롯해 보행 및 자전거도로 등을 조성하는 한편 한강물을 단지 내로 끌어들이는 등 한강과의 연계성을 최대한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다니엘 리베스킨트는 "역사와 전통이 건축 설계의 핵심 요소가 될 때 만이 건축이 살아날 수 있다"면서 "역사의 아픈 기억을 안고 있는 용산이 새로운 서울의 영혼(Soul Of Seoul)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조나단 바넷 미 유펜대 교수도 "하나의 강력한 철학과 시각적 은유를 바탕으로 전체 건축물들의 디자인을 발전시켜 최고의 건축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전통 춤사위의 율동에서 영감을 얻은 한강예술섬과 함께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적극적으로 설계 개념에 적용시킨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위용을 갖추면 용산은 대한민국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실어나르는 세계적인 미항(美港)으로 변모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한강예술섬 사이에는 보행전용 다리는 물론 서울시가 여의도와 용산을 잇는 모노레일도 구상하는 등 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복합 소프트웨어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용산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랜드마크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힌바 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명당에 자리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녹색성장을 실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시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당선작은 지속가능한 발전에 오점을 남기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탄소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친환경 계획도 제시했다.
쓰레기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및 태양열,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비롯해 그린루프(옥상정원), 인공습지 조성 등 그린디자인 적용, 하이브리드버스, 트램 등 친환경 대중교통시스템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또 도시를 가로지르던 철로에 1.5km 길이의 선로데크 공원이 조성되고 강변북로도 지하로 들어가면 남산에서 용산민족공원을 이어 한강까지 산과 숲과 물을 즐기면서 걸을 수 있는 자연의 길이 열리게 된다.
서울시는 용산을 서울의 남북 녹지축(북한산~남산~관악산)을 연결하는 그린 인프라의 교차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이 같은 밑그림을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시설별 세부 배치계획 등을 반영한 최종 마스터플랜을 확정, 내년 실시설계와 인허가 과정 등을 거쳐 당초 계획대로 2011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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