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회장, 친노계에 무차별 로비… 벌써 20명
노건호씨, 박 회장 돈 받아 투자 정황 드러나
박연차리스트를 집중 수사하던 검찰이 16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도 소환조사할 예정이어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노세력들이 긴장하고 있다. 박 회장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 로비를 펼친 반면 강 회장은 친노계 인사들에게 집중적으로 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검찰이 봉하마을 사저 신축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노 전 대통령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강 회장을 소환해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신축과 관련한 자금 수수의혹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강 회장은 본인이 운영하는 충북 충주시 시그너스 골프장에서 횡령한 자금중 50억원을 (주)봉화에 투자했고, 이 중 일부가 노 전 대통령 사저와 연립주택의 공사를 맡은 건축회사 (주)삼정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립주택은 당초 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주거용으로 분양하려 했지만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자 봉화가 삼정에 37억원을 주고 땅과 건물을 모두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노 전 대통령측이 공사비용을 개인 재산과 금융기관 대출금으로 조달했다고 밝혀온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전지검은 강 회장이 창신섬유와 시그너스 골프장의 자금 266억원을 빼돌려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명계남 전 노사모 대표 등 20여명의 인사들에게 총 30억원이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하나같이 대가성 없는 합법적인 자금을 받은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검찰의 판단은 다르다. 돈을 받은 인사가 공무원이나 정치인이라면 대가를 바라지 않고 호의로 건넨 돈이라도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을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1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대주주인 ‘엘리쉬&파트너스’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 300만 달러를 해외기업 뿐 아니라 국내에도 일부 투자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사가 국내에 투자한 사업에 권양숙 여사의 동생 기문씨가 돈을 투자했다는 의심을 갖고 전날 그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6시간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작년 2월 ‘타나도 인베스트먼트’로 500만 달러를 송금 받아 200만 달러는 계좌에 남겨놓고 300만 달러를 자신이 세운 또 다른 회사인 엘리쉬&파트너스로 넘겨 대부분 외국기업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검찰은 건호씨가 연씨보다 엘리쉬&파트너스의 지분을 더 많이 소유하고 있는 점에 주목, 건호씨가 단순히 지분만 소유한 것이 아니라 연씨와 함께 박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등 사업운영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엘리쉬&파트너사가 투자한 국내 사업에 기문씨 또한 참여한 것이 사실이라면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가 건호씨의 사업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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