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고용대란..."향후에 더 어렵다"

3월 전년동기대비 취업자수 감소폭이 19만5000명으로 10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여파를 겪던 1999년 3월 39만명 감소에 이어 최고치인 셈이다. 

취업자 감소 추세는 지난해 12월을 시작으로 4개월 연속 계속되고 있다.

감소 추이도 1만2000명(12월)→10만3000명(1월)→14만2000명(2월)→19만5000명(3월)으로 점차 그 폭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향후에 취업자 감소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경기가 하반기에 바닥을 치더라도 고용사정은 경기를 3~6개월 후행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 이후까지 고용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상황을 보면 98년 상반기에 경기가 바닥을 쳤지만 실업률은 1999년 1분기 때 바닥을 보였다"며 "올해 하반기에 바닥을 치더라도 고용은 내년까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수경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고용상황이 경기를 후행하는 기간이 3개월 수준으로 단축됐다"면서도 "계속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으로 간다면 내년 하반기까지 고용상황이 나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취업자 중에서도 비교적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여성과 20~30대에서 취업 감소가 두드러졌다.

남성이 전년동월대비 4만6000명(-0.3%) 감소한 데 반해 여성은 14만9000명(-1.5%)나 줄어들었다.

연령별로는 30대와 (19만7000명· -3.3%)와 20대(16만2000명· -4.2%)의 취업 감소가 가장 높았다. 특히 30대 여성(14만1000명· -6.3%)과 20대 여성 (8만9000명· -4.3%)의 감소율이 10대를 제외하고서는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남성 20대(-4.0%)와 남성 30대(-1.5%)가 이었다. 

취업자 감소는 공식실업자수 증가와 실업률 상승으로 고스란이 드러났다.

3월까지 공식실업자는 95만2000명으로 100만명에 육박했다.

여기에 취업준비자(59만7000명), '그냥 쉬었음'이라고 대답한 사람(152만9000명), 구직단념자(17만1000명) 등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구까지 포함하면 324만 9000명이나 된다.

추이를 감안하면 4월에 공식실업자가 100만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실업률 역시 4.0%로 3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이며 4%대로 진입했다.

실업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점이 특히 우려할만 하다. 

미성년 자녀를 두고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해야 하는 30~50대에서 실업 증가율이 높았다. 과거 취업 경험이 있는 실업자가 크게 늘어났다. 

연령별로 10대를 제외하면, 50대(27.4%)가 실업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30대(24.9%), 40대(18.0%)가 그 뒤를 이었다. 

또 과거 취업 경험이 있는 실업자(90만6000명)의 실업증가율(18.5%)이 취업 경험이 없는 실업자(4만6000명) 증가율(2.2%)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인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고용상황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애초에 '고용없는 성장'을 겪었기 때문에 경제 침체기에 고용이 줄어들 여지가 작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

참여정부 5년간 4.2%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지만 고용은 정부 목표치인 30만명보다 크게 하회한 25만8000명에 그쳤다.   

정인숙 통계청 고용통계팀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및 유지 정책으로 경제성장률이 떨어진 것에 비해서는 고용지표가 상당히 견뎌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성장 과정에서 취업이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 침체시에 덜 줄어드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인정했다.
 
2월 현재까지 정부는 올해 일자리 예산 4조7000억원 가운데 1조2000억원을 쏟아 부었다. 당초 계획 9000억원보다 33%나 많은 예산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일자리 유지 및 창출 13만4000개, 교육 훈련 67만6000개의 지원을 한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3월의 고용통계 상황은 정부대책의 부족함을 보여준다.

김종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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