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현대.기아차 제공 |
올 초 비상경영을 선포한 현대·기아차그룹(대표 정몽구 회장)이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역발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연간사업계획 대신 분기별 운용 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자신감은 충만하다.
임원들의 급여를 10% 자진 삭감하고 경상예산을 20% 이상 절감하는 등 초긴축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올해 투자 규모는 전년 수준인 약 9조원으로 유지키로 했다. 친환경차 개발과 R&D부문에 3조원, 시설부문에 6조원이 투입된다.
조직 체계도 판매중심으로 일신했다. 미국에서는 남들이 고개를 갸우뚱 하는, 실직시 차를 되사주는 ‘현대어슈어런스 프로그램’과 같은 역발상 판매 전략을 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해외출장 시 단거리 노선의 경우 이코노미석 의무 사용 △업무용차량 대폭 축소, 배차기준 강화 △업무시간 중 셔틀버스 운행 중지 △파손을 제외한 사무비품 교체 중단 △문화행사 대폭 축소 △근무복·안전화·조끼 반납 후 재사용 △전기료 등 에너지비용 20% 이상 절감 △외부 용역 컨설팅 대폭 축소 △연월차 50% 이상 의무사용 등 ‘짠돌이경영’을 위한 방침도 마련했다.
반면 마른 걸레도 쥐어짜는 상황이지만,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친환경차 개발과 일관제철소 건설에는 인심이 후하다. 경기가 회복되면 고연비차와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친환경차 개발에 전력을 쏟겠다는 것이다. 미래 경쟁력의 핵심인 인재육성 역시 지속한다.
친환경차 개발에 모두 2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R&D 전문 인력도 1000여명까지 늘린다. 또 내년 4월 가동 예정인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에 올해에만 2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협력사들의 경영 안정을 위해 4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펀드를 만들어 고용안정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전년 수준의 투자와 고용창출에 나선 것은 경제 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미래 경쟁력 강화에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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