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츠 CEO, 야후 되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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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19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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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바츠 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예리하고 과감하며 솔직하다고 알려졌다. 이런 현실적인 베테랑이 경기 침체로 인한 온라인 광고 매출의 감소 등으로 경영난에 처한 야후를 되살릴 수 있을까.

바츠는 야후 공동 창업자인 제리 양이 15년전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 세운 회사를 함께 살리자고 한 제안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지난 2006년 디자인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오토데스크에서 물러난 바츠 CE는 새로운 사업을 다시 시작할 생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전문영역이 아닌 미디어 산업 CEO를 필요로 하는 회사의 구제주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양에 경의를 표하여 바츠는 그에게 회사 조직도를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녀가 받은 조직도에는 선들이 여기저기 엇갈려 있을 뿐 명확한 책임 시스템이라곤 찾아 볼 수 없었다. 조직도를 분석한 결과 회사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매니저'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이 바츠가 지난 1월 60세의 나이로 미국 인터넷 검색업체 야후의 CEO가 된 이유다. 바츠 CEO는 저돌적이고 신랄한 비평가지만 항상 꾸밈이 없어 호감형이며 실리콘밸리 업계에서 유명 인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츠 CEO가 위기에 빠져있던 회사의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이다. 오토데스크에 몸담았던 14년동안 그녀는 연 매출 13% 성장에 기여했고 주가를 8배 이상 올리는 쾌거를 일궈냈다.

웹사이트로 일찍 성공한 야후가 경쟁사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새로운 등장으로 위기를 맞았을 때 바츠 CEO의 유명한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투자자들은 다양한 특별 사이트를 갖춘 구글을 선호하며 야후에 더이상 투자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야후의 매출은 72억 달러로 3% 증가에 그쳤다. 2005년 연 매출 47% 증가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저조한 기록을 나타냈다.

그러나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 대부분은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450억 달러에 달하는 주식 매점에도 불구하고 야후가 결국 가장 가치있는 부분을 박탈해 획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토데스크 CEO로서 바츠는 터무니 없이 불리한 조건들을 물리치고 성공해냈다. 그녀는 1992년 매출 성장 둔화와 수익 하락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을 시작했다. 또 그녀의 하향식 스타일에 불만을 품은 프로그래머들과 거래를 해야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일하기 시작한 다음날 유방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고 유방 절제 시술을 받아야 했다.

병원에서는 6주 정도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권고했지만 바츠 CEO는 시술 받은지 4주째 회사의 호출을 받아 회사로 복귀했다. 이같은 결정을 한 이유는 자신의 능력에 필적할 만한 여자 직원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NYT)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CEO 자리를 여자가 차지해서 회사가 엉망이 됐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바츠 CEO는 결국 어떤 의혹도 제기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녀는 현명한 판단에 따른 인수와 새로운 상품 개발을 촉진하며 오토데스크를 변화시켰다. 고객 피드백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발굴해 내자는 바츠 CEO의 경영 방식 덕택에 오토데스크의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은 디자이너와 제작자들에게 필수 도구가 됐다.

앤 리버모어 휴렛팩커드(HP) 수석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테크놀로지 분야 리더들은 돈을 벌어들이는 데 능숙하거나 매우 훌륭한 기술을 지닌 반면 그것을 사업력으로 표출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바츠 CEO에 대해서는 "매우 균형적"이라고 호평했다.

데이비드 필로와 제리 양에 의해 공동 창설된 야후는 2003년에서 2005년 사이 가파른 성장을 하며 온라인 미팅과 구직 광고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야후는 CEO간의 내분으로 혼란을 겪는 등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때 완벽한 기술로 무장한 구글이 인터넷 검색 업계에 새로운 혜성으로 떠오르며 야후를 위협하고 나섰다.

야후는 가장 유명한 온라인 검색 싸이트로 구글과 같은 다른 주요 웹사이트들 보다 더욱 많이 사용되고 있다. 바츠 CEO는 야후의 인기를 사업 성장의 기회로 이용했다.

바츠 CEO는 야후가 필요로 하는 과단성을 발휘하며 몇가지 명령을 내렸다. 우선 그동안 혼란스러웠던 경영 구조를 비난하며 규칙을 강요했다. 또한 사업 분야를 축소, 정리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근 인터넷 여행 검색 사업 등을 중단했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회의에서 바츠 CEO는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는 대신 그녀의 명함을 나눠주고 직접 써가면서 야후의 역량과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닉 베일 퍼포믹스 CEO는 "바츠 CEO를 만나면 그녀가 매우 솔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그녀가 주력하는 한 야후는 단기간에 상당한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바츠 CEO는 야후의 강한 비전을 세워야 한다. 과감하고 결단력있는 판단으로 야후에서 버려야할 자산과 직원들을 적절히 선택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지금 그녀는 보다 강력한 야후의 미래상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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