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
이런 자산 가격 오름세는 저금리와 함께 달러 약세를 배경으로 들 수 있다. 즉, '저금리로 잉여 유동성 증대→달러 유출->달러 약세 유발→해외투자 증가로 자산 가격 상승'이란 과정을 거치면서 자산 가격 가운데 특히 원자재 가격은 버블까지 일으키며 치솟았다.
주목할 점은 이런 조짐이 요즘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원자재펀드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작년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세계 경기는 급속히 악화됐고 주식과 함께 상품 가격도 폭락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선 30달러대로 추락했던 유가가 오름세로 돌아서 50달러대로 뛰어올랐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금리를 더 이상 인하하기 어려운 선까지 내렸다는 점과 공격적인 재정확대 정책으로 시장에 엄청난 돈이 풀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통화증가율 스프레드도 1980년 이후 최고를 기록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상품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모든 열쇠는 달러 흐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전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는 재작년까지 약세를 보이며 전세계 자산 가격 버블을 유발했지만 작년 세계 금융불안으로 초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달러가 요즘 다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 FRB가 30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국채를 사들이겠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달러 가치는 장기적인 약세를 예고했다.
미국 국채 30년물 이자율도 2.55%까지 떨어졌다가 물량 부담으로 3.80%로 반등했다. FRB가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금리는 떨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가 조금만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금리 인상 압력이 커져 달러는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지속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단기적으론 달러 가치는 급락하기보다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다. 미국 금융기관이 시스템을 정상화할 때까진 달러가 추세적인 하락을 보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유로ㆍ엔이 달러 대비 약세를 지속하면서 달러를 대체할 만한 통화가 당장 없다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달러 약세를 예상하는 것은 시장에서 이미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IT 버블 때도 기대 인플레이션과 물가 상승률이 바닥권을 통과하고 통화증가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뒤 물가는 점진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그리고 과거 국채발행이 크게 증가했던 시기에 달러는 약세를 보여 왔다.
이런 이유로 달러는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다. 향후 인플레이션을 고려한다면 현재 상품 가격은 매우 싼 수준이다. 하락에 대한 위험이 크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지금은 원자재펀드에 주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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