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카이 인수에 관심이 있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카이 지분을 가진 누구든지 만날 수 있다”며 인수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실제로 조 회장은 항공기 제작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고, 대한항공은 지난 76년부터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항공기 제조 사업에 진출했다. 2003년에는 카이 인수에 나서 대우종합기계와 양해각서까지 맺었다가 협상이 결렬됐다.
2005년에도 두산과 지분 관련 협상을 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간 적이 있다.
조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한국항공우주산업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카이 노조는 “사업 규모, 매출, 기술력, 인적자원, 사업인프라 등 어느 하나도 우위에 있지 않은 대한항공이 카이 지분을 인수하고 경영권을 장악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국항공우주산업㈜ 노동조합(조합장 박한배)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20일 상경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한국항공 노동조합은 대한항공의 한국항공 인수 저지를 위해 기존 노동조합을 비상투쟁위원회로 전환했다. 이어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1200여명의 조합원이 경남 사천에서 상경, 집회를 벌인다. 또 대한항공 인수의 부당성에 대한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노동조합은 “대한항공은 운항서비스 업체로 지난 70~80년대 F-5, UH-60 등 국책사업을 독점했음에도 소극적인 투자와 단기적인 이익만을 챙기려했다"며 "이로 인해 국가항공산업이 10년을 잃어 버려 항공선진국 대열 진입에 실패한 기업”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항공의 본업인 항공운수사업은 지난해 1조9000억원의 적자를 보이는 등 한국항공보다 재무구조가 열악하고 저가 항공사의 진출 등으로 향후 산업구조 개편이 불가피한 사항으로 본업인 운송사업의 경쟁력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항공 비상투쟁위원회 박상배 위원장은 “산업은행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면 항공산업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의지와 역량을 가진 기업을 선정해야 한다”며 “우리의 입장이 수용될 때까지 강력 투쟁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관심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 아무것도 정해진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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