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KT가 오는 6월 출범을 앞두고 이동전화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KT는 KTF와의 합병을 통해 이동전화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워 SK텔레콤에 내준 3세대(G) 1위 자리를 탈환한다는 전략이다.
내부적으로 이동전화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정했다. 이 정도면 이동전화 시장을 SK텔레콤과 양분하는 수준이다.
성장정체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유선보다는 무선시장에서 가입자 기반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통합 KT에서 개인고객부문은 홈고객부문과 기업고객부문보다 매출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통합 KT의 부문별 올해 매출 목표를 봐도 알 수 있다. 이동전화 사업인 개인고객부문이 8조원으로 가장 많고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 인터넷전화(VoIP) 등 홈고객부문 7조5000억원, 기업고객부문 3조5000억원이다.
통합 KT의 미래가 개인고객부문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취임 직후 경쟁사들이 주장해온 유선시장 지배력의 무선시장 전이 우려에 대해 "과도한 마케팅 경쟁은 자제하겠다"고 외쳐왔다.
하지만 SK텔레콤과 3G 시장에서 자존심 대결을 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시장은 포화된 상태로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출혈경쟁이 난무하고 있어 통합 KT의 3G 시장 공략은 곧 마케팅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T는 또 유·무선 결합상품 브랜드를 '쿡앤쇼(QOOK&SHOW)'로 정하고 유선상품을 중심으로 이동전화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결합상품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통합 KT의 이동전화 시장 공략은 외부인사 모시기로 시작되는 분위기다.
KT는 최근 개인고객부문 수장으로 삼성전자의 '애니콜 신화'의 주역인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러브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 2001년부터 2007년 1월까지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지냈다.
처음에는 사장급으로 제안했다가 거부당하자 부회장급으로 다시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KT는 사내독립기업(CIC)의 부문장을 사장급으로 정했으나 이 전 부회장을 영입하기 위해 개인고객부문장을 부회장급으로 변경하겠다는 강한 의지까지 보이고 있다.
KT가 이 전 부회장 영입에 나선 것은 합병법인의 이동전화 사업인 개인고객부문을 끌고 갈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전 부회장 영입은 KT가 삼성전자와의 단말기 라인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 전 부회장이 KT의 제안을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KT가 개인고객부문 즉 이동전화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드너낸 만큼 SK텔레콤과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T의 개인고객부문 수장이 될 인물에게는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미션이 주어진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다양한 부가서비스 개발을 통해 통합 KT의 이동전화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단순히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는 현재의 마케팅 전략으로는 이동전화 시장이 또다시 출혈경쟁으로 혼탁해지는 결과만 초래하게 된다.
점유율 1%를 끌어올리기 위해 수천억원의 마케팅 비용이 소요되는 치열한 이동전화 시장에서 통합 KT가 어떤 전략을 취할지 주목된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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