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12월 김모(66)씨는 서울 청담동의 소형 빌라 구입을 위해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에서 대출 상담을 받았다. 당시 이 지점이 제시한 금리는 연 7.42%의 양도성예금증서 연동 변동금리(3개월)와 연 8.29%의 금융채권 연동 변동금리(6개월)였다. 김씨는 CD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비교적 금리변동이 안정적인 금융채 연동 금리를 선택하라는 행원의 권유를 받았다. 금융에 다소 이해가 부족한 김씨는 직원이 좋은 조건을 제시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행원의 말에 따라 6개월 변동 금리에 가입했다.
1년 4개월 뒤, 김씨는 매달 80만원 정도의 높은 대출이자를 상환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 시중 모든 은행들이 CD연동 대출금리를 낮추며 주택대출 금리가 3%대로 떨어졌지만 김씨는 아직도 6.53%로 두배 가까운 금리를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은행들이 고금리 채권으로 자본을 수급하던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는 상황이 다소 개선된 것이다.
김씨의 경우처럼 대출금리를 꼼꼼이 따져보지 않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짧은 CD가 만기가 긴 금융채 보다 금리가 낮기 때문에 3개월 연동이 대출금리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게다가 변동기간에 차이가 있더라도 3개월과 6개월 변동 금리는 기간적 차이는 크지 않기 때문에 굳이 6개월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
특히 요즘처럼 금리변동이 심하고 경기가 불안할 때는 금리 선택에 보다 신경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를 선택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때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 최근처럼 경기 등락이 심한 시기에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PB팀장은 "최근 가산금리(스프레드)가 2.8~3.4% 수준으로 높기 때문에 아무래도 비교적 금리가 낮은 CD에 연동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면서 "요즘처럼 경기가 유동적이고 변동성이 많은 시기에는 유연한 대처를 위해서라도 변동금리가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금융채 연동 고정금리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경제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조건 낮은 금리를 선택하기 보다는 경기 변동을 예측하고 나중에 부담해야 할 금리를 감안해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리변동이 급격해지고 금리차가 커질 경우에는 대출 환승 이용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금리 하락기에는 변동금리를 이용하고 금리가 상승할 경우에는 고정금리로 갈아타 금리부담을 낮추는 방법이다.
대출금리를 바꿀 때는 향후 경기에 대해 전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대출을 갈아탈 경우에는 일정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대출을 받은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았을 경우에는 대출금의 1.5~2.0%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 게다가 대출을 갈아타는 것은 기존의 대출을 모두 갚고 새로 대출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근저당 설정비, 수입인지대, 담보조사비 등을 새로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현재 받고 있는 대출과 새로 받으려는 대출의 금리차가 2.0%포인트 이상 벌어져 생각해 볼 만 하다. 또 옮기려는 금리 형태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할 것이라는 예상이 전제돼야 한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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