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A시장 봄바람 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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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2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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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하룻새 3건 270억달러 '빅딜' 성사

   
 
오라클은 20일(현지시간) 썬마이크로시스템스를 7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기업 인수·합병(M&A)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하룻동안만 3건의 '빅딜'이 발표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은 썬마이크로시스템스를 7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고 영국 제약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는 스티펠래버러토리스를 36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또 펩시는 60억 달러를 들여 병입(보틀링) 자회사인 펩시보틀링그룹과 펩시아메리카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기업들의 투자심리와 M&A 거래와 관련한 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반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금융권은 특히 연초 제약업계에 집중됐던 M&A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된 데 주목하고 있다. 신문도 이날 거래를 통해 지불될 금액의 절반 이상이 현금으로 결제될 것이라며 M&A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윌리엄 슐츠 씨티그룹 유럽지역 M&A 부문 공동 대표는 "역사적으로 M&A는 주식시장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며 "최근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증시가 기업들의 자심감 회복으로 이어져 M&A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M&A시장이 한창 때의 활력을 되찾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성사된 전세계 M&A 규모는 659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2007년 같은 기간에는 M&A 규모가 사상 최대치인 1조4243억 달러에 달했다.

윌리엄 브레커 노무라홀딩스 투자은행(IB) 부문 공동 대표는 "기업들은 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데 힘입어 잇따라 전력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시장 전망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도가 여전히 미약하기 때문에 M&A 규모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증가하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슐츠 대표도 "신용 경색과 변동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등 M&A를 가로막는 구조적인 장애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켓워치는 이날 미국 채용정보 전문업체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를 인용해 최근의 M&A가 기업들의 감원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챌린저에 따르면  올 들어 M&A로 인해 실업자가 된 이들은 모두 4만4379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796명보다 469%나 늘어난 것이다.

챌린저는 올 1분기 제약업계에서 4만8000명이 해고됐지만 글락소의 스티펠 인수로 감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오는 11월까지 6000명을 감원할 예정이었던 썬마이크로의 감원 규모도 오라클과의 합병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챌린저는 내다봤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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