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금융연구원 원장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2%대 후반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내년 성장률은 3%대 초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원장은 21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2% 후반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예상한 3.5%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연구원은 다음 주 중 구체적인 경제성장률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한다.
김 원장은 "우리 경제가 내년 하반기에 바닥을 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011년에는 회복세로 돌어설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내년에 기업들의 과감한 설비투자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를 위해서는 현재 시중에 돌고 있는 800조원의 유동성이 실물경제에 스며들도록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전했다.
김 원장은 "최근 과잉유동성과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자금을 회수하거나 금리를 높이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유동성 문제에 너무 얽매이는 것은 금융시장 참여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줘 새로운 악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는 "우리경제의 신용경색 현상과 금융시장 불안은 어느정도 수습됐고 세계 경제 위기도 더 이상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실물 경기 침체가 다시 금융불안을 일으키지 않도록 추경 등을 통해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27조∼28조원 규모의 추경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포인트 정도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안정세를 띄고 있는 환율에 대해서는 "미국 금융시장이 안정됐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 올해 원·달러 환율이 하향안정세로 돌아서기는 힘들어 1300원 전후에서 출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 원장은 금산분리 완화와 관련한 금융연구원의 입장과 관련, "금산분리 완화 찬성 보고서가 나온 것은 취임 이전일 것"이라면서 "지금 연구원으로서는 금산분리 관련 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법이 통과된 이후에 파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연구기관의 독립성 논란과 관련, 그는 "금융연구원은 정부의 의뢰를 받아 정책을 사전 검토하고 이론을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선제적으로 이슈를 발제해 정부가 우리의 의견을 따르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정부가 은행의 경영에 관여해야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자율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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