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실명 내걸고 글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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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2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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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허위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가 1심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1) 씨는 21일 "앞으로 할 말이 있다면 실명을 내걸고 글을 쓰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재판이 진행 중이라 당분간 글을 쓰는 것이 힘들겠지만 (형이 확정된 이후부터) 글을 쓰게 되면 '미네르바'라는 필명과 함께 실명을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맞는 것을 맞다'고 쓰는데 숨어서 그늘 안에서 작성할 필요가 없다"며 "(네티즌들도) 자신의 주장이 맞다는 확신이 있다면 실명으로 글을 작성하라"고 주문했다.

무죄 선고를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집행유예 정도를 예상했다"고 답한 뒤 "이번 무죄 판결로 사법부의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희망을 봤고 독립적인 판단을 한 법원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묻자 박씨는 "(검찰의 항소 방침에 따라) 재판 진행 단계라서 할 말이 없다"고 답했지만 '표적 수사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수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인터넷에 경제 분석과 전망글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공익을 해할 목적이 없었고 중산층과 서민층의 몰락을 우려해 도움을 주고자 쓴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박씨는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처럼 서민층의 막대한 재산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 대해 썼다. '문제가 있는 것을 문제가 있다고, 아닌 것은 아니다'고 썼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구치소 생활을 이야기하면서 처음엔 잠도 제대로 못자는 등 힘들었지만 차츰 적응해 책도 읽으면서 지냈다며 100여일간의 수감 생활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주변에서 책을 빌려 읽었는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 '담대한 희망'과 FTA 관련 서적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수감 생활을 벗어난 소감에 대한 물음에는 "자유의 향기는 아름답다"는 한마디로 무죄로 석방된 느낌을 표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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