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금리 하락...은행권 금리인하 압박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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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2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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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금리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추가 하락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권이 예금 이탈에 대비해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늘리고 있지만 유동성 증가로 CD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대출금리 인하 압력 역시 커질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91일물 CD금리는 이달 중순 2.41%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12일에는 2.45%에서 다음날 2.43%로 떨어진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의 CD 순발행액은 지난 2월 9264억원 늘어난 뒤 3월 들어 8795억원이 감소했지만 이달 들어 급증하면서 16일까지 2조1763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 중에서는 이달 20일 기준 농협의 CD발행 잔액이 전월 대비 1조4000억원 증가했고 하나은행은 4500억원 늘었다.

그동안 꿈쩍도 하지 않던 CD금리가 움직이고 있는 것은 이처럼 은행권의 CD발행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은행권의 CD 발행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예금금리 하락으로 예수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은행들이 선제적인 자금 확보 차원에서 CD 발행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로 지난달 은행 총수신 잔액 916조4632억원에서 CD를 비롯한 시장성 수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1월 은행권 총수신 잔액에서 시장성 수신이 차지한 비중은 32.7%를 기록한 뒤 7월 33.9%로 높아졌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지속했다.

최근 증시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도 은행권의 CD 발행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예금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증시가 강세를 지속하면서 은행권에서의 자금 이탈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 사태가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금이 단기성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CD 공급이 늘어나면 금리는 상승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최근 시장 흐름은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 수급상 여전히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CD 수요로 이어지면서 금리 역시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지만 현재 기준금리가 2%라는 사실도 추가적인 CD금리 하락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추가 금리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풍부한 유동성으로 CD 수요 역시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실세금리인 CD금리까지 떨어지면서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압력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금융위기 사태로 은행의 건전성 확보도 중요하지만 실물 부문의 자금공급이라는 금융 본연의 역할에 소홀해서도 안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 역시 최근 "금리인하를 위해 은행들이 노력할 부분이 있다"면서 "근시안적인 단기 수익성 대신 효과적인 위험관리 능력과 내부통제체계가 향후 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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