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펀드로 여유로운 노후를 준비하는 투자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일반펀드보다 안정적인 운용 전략을 구사하는 연금펀드는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 상품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펀드 설정액은 20일 기준 7669억원으로 연초대비 15% 증가했다. 작년 말 6673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이후 시장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다.
◆다양한 상품ㆍ자유로운 선택=연금펀드는 유형별로 주식형ㆍ채권형ㆍ혼합형ㆍ해외투자형으로 나뉜다. 다양한 상품 구성으로 투자 성향에 맞춰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다. 다만 실적배당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손실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핵심 우량주인 삼성전자와 포스코, SK텔레콤에 집중 투자하는 '하나UBS 인BEST 연금주식펀드'는 전날 기준 설정액 2392억원으로 국내 75개 연금펀드 가운데 최대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16.38%로 상위권에 들었다. 설정액 1797억원인 '미래에셋 라이프사이클 2030 연금주식형자 1'은 연초 이후 15.16% 수익을 냈다.
주식형 연금펀드는 대개 핵심 우량주와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한다. 기업ㆍ시장 동향 분석을 바탕으로 위험도에 따라 자산을 배분하는 전략이 주로 쓰인다.
주식형이 수익성 위주라면 채권형은 안정성에 무게를 둔다. 예측 가능한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채권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금펀드 가입자는 주로 안전한 국고채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연금펀드에 관심을 둔다"며 "채권형 비율을 조절하는 차원에서 혼합형 연금펀드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장기투자 상품인 연금펀드는 멀리 보는 안목이 중요하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금펀드에 가입할 땐 장기 수익률을 따져야 하는데 개인 입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라며 "투자 성향에 따라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가운데 하나를 고른 뒤 3년 동안 같은 유형 상품이 낸 수익률을 일일이 따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절세혜택ㆍ비용할인 활용=연금펀드는 소득공제로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수수료를 할인 또는 면제하는 상품을 고르면 가입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연금펀드는 직장인은 물론 자영업자도 연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만기 수익에 대해선 일반펀드 세율인 15.4%보다 훨씬 낮은 5.5%가 적용된다.
조성운 동양종합금융증권 상품기획팀 과장은 "장기적으로 투자금을 적립하는 연금펀드는 납입액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며 "적립식 투자 효과와 절세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조 과장은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유자금으로 소득공제 한도를 따진 뒤 연금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상품만 잘 고르면 가입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미래에셋 라이프사이클 연금펀드'는 1년에 2회까지 수수료 없이 다른 펀드로 갈아탈 수 있다. 소득공제는 기본이다.
특히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불안할 때는 주식형에서 채권형ㆍ혼합형으로 추가 비용 없이 옮길 수 있어 수익률 관리도 유리하다. 다만 세제 혜택을 누리려면 10년 이상 적립 기간과 5년 이상 연금 지급 기간이 필요하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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