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가 22일 발표한 '해조류 바이오매스(녹색연료)를 활용한 녹색성장 전략'은 미역, 다시마, 우뭇가사리 같은 해조류를 녹색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해조류의 대량 생산과 에너지화 기술을 개발해 범정부 차원의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에 동참하겠다는 것이다. 관건은 전 세계적으로 일천한 단계인 원천기술 개발이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다.
◇ 바다숲 3만5천㏊ 조성
이번 전략은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바다의 사막화'라 불리는 갯녹음 현상(백화 현상.연안 암반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흰색 산호류로 뒤덮이는 현상)에 대한 처방으로 시행돼온 바다숲 조성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그동안에도 '해중림(海中林)' 사업이란 이름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사업을 벌여 500㏊ 규모가 조성돼 있다. 바다 속에 인위적.자연적인 해조류 군락지를 만들어주는 일이다. 바다에 조림 사업을 하는 셈이다.
바다숲 조성은 이를 국가 차원의 사업으로 끌어올리고 무게중심도 바이오매스 확보로 옮겨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2012년까지는 1단계로 전국 연안의 생태기반을 조사하면서 시범 조림사업을 벌이고 이후로는 2단계로 전국 바닷가에 3만5천㏊ 규모의 바다숲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한 원천기술로 해조류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추진된다. 해조류 종묘 생산, 대량양식 기술 개발, 품종 연구 등이 그것이다.
농식품부는 바다숲이 수산생물의 산란.생육장 노릇을 할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 저감원, 바이오매스 자원으로도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조류는 옥수수, 고구마 같은 바이오에너지원이나 나무보다 생산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한다.
예컨대 옥수수, 사탕수수, 고구마, 감자 같은 당.전분계 작물은 연간 1∼2차례 재배하고 1㏊당 180t 정도, 나무는 8년 이상 길러야하고 1㏊당 9t 정도가 생산되는 데 비해 해조류는 연간 4∼6회 생산하고 그 양도 1㏊ 당 565t에 달한다는 것이다.
또 질량 대비 에너지 전환 효율도 당.전분계가 30∼35%, 목질계가 20∼25%, 해조류가 45% 이상으로 우수해 3세대 바이오매스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일본 등 몇 나라를 빼면 해조류를 식량으로 활용하는 곳도 없어 옥수수, 고구마와 달리 식량 확보 문제와 충돌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 해조류 에너지 전환 기술 개발
또 다른 하나는 이런 해조류를 바이오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의 개발이다. 해조류에서 바이오에탄올이나 바이오가스 등을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이다.
여기에 이런 원천기술을 실용화할 수 있는 단계까지 나아가야한다. 해조류에서 바이오에탄올을 증류.정제하는 장치를 개발해야하는 것이다.
아울러 우라늄, 리튬 같은 유용금속, 기능성 화장품의 원료나 농작물 성장 촉진제를 뽑아내는 해조류 부산물의 산업적 이용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이를 위해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해조류연구센터를 '해조류바이오센터'로 개편해 해조류 생산기술을 고도화하고 에너지 기업, 지자체 등과 협력하는 '산.관.연'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관련 인력 양성도 지원된다.
농식품부는 이들 사업에 2020년까지 3천653억원을 투자한다. 2014년 이후엔 바이오매스 활용 분야에 민간자본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 기준 바이오매스용 해조류를 연간 1천250만t 생산하고 바이오에탄올을 연간 15억6천ℓ 생산하면 연간 1조5천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어업인 소득이 2천500억원 증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또 이는 2020년 국내 휘발유 소비량의 13.7%를 대체할 것으로 추정했다.
핵심은 상업화가 가능한 수준의 원천기술을 제대로 확보하느냐다. 기술 개발에 실패하거나 성공해도 상업적 타당성이 없다면 이런 구상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바다숲 조성을 통해 연안의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고 바이오매스의 그린에너지화 기술 개발로 신(新)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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