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車보험 실태 점검...손보사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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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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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 실태 점검에 나서 손해보험업계의 보험료 인하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과 사업비, 영업실적 실태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손해율이란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손해율이 하락하면 손해보험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최근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 2008 회계연도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69.8%를 기록하며 6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힘입어 손보사들의 이익 역시 급증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지난 3월로 마감한 2008 회계연도에 59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2%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인 것은 물론 생보사 1위인 삼성생명과 하나·우리·농협 금융부문 등 대형은행보다도 많은 것이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 5대 손보사들의 지난해 순익은 전년 대비 3.8% 늘어난 1조969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손보사들의 이익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2월 68.9%를 기록한 뒤 3월에는 66.9%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손해율이 71% 밑으로 떨어지면 보험료 인하 여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손보사들의 실적 개선과 함께 보험료 인하 압력 역시 거세지고 있다. 금감원은 손해율 하락의 원인과 사업비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혀 결과가 나오면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하를 피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손보사들이 고객의 이익을 생각하기보다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등 사업비를 늘리는데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삼성화재를 비롯한 5대 손보사는 지난해 4월부터 연말까지 1조8095억원의 사업비를 사용했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900억원이 넘게 증가한 것으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5개 업체 중 12개가 사업비를 초과 집행했다.

금감원은 손보업계가 소비자 부담을 감안해 보험료를 적정수준으로 맞추도록 유도할 수 있는 있지만 보험료 인하를 금융당국이 직접 요구하는 것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현재 보험료 책정이 자율화돼 있기 때문.

손보사들은 지난해 한 차례 보험료를 인하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하는 쉽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손해율 추이를 1년 단위로 살펴본 뒤 보험료를 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아직 추세적인 손해율 하락으로 보기는 힘들다"라고 밝혔다. 

소비자단체들은 자동차보험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미숙 보험소비자협회 대표는 "보험료 인하는 물론 필요하지만 자동차보험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자동차보험의 공공성을 감안해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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