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 |
KT 이사회가 정관까지 변경하며 선임했던 이 회장은 취임 직후 KT의 미래상을 'All New KT'로 제시하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KTF와의 합병을 위한 조직개편과 함께 이 회장은 취임 6일 만인 지난 1월 20일 KTF와의 합병을 선언했다.
지난해 남중수 전 KT 사장과 조영주 전 KTF 사장의 구속ㆍ사퇴로 잠정 보류됐던 KT-KTF 합병이 이 회장 취임으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이 회장은 성장정체로 위기를 맞고 있는 KT를 살리기 위해 KTF와의 합병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SK와 LG 진영의 반대에도 합병작업을 밀어붙였다.
이 회장은 같은 시기에 취임한 정만원 SK텔레콤 사장과 합병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지만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과감한 추진력을 과시했다.
지난 2월에는 주가 부양을 위해 5000억원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으며 향후 5년간 매년 1000억원씩 5000억원의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주식매수청구를 마감한 결과 매수청구액은 KT와 KTF를 합쳐 총 2980억원으로 예상보다 크게 밑돌아 합병비용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장의 합병선언 이후 3개월 만에 KT-KTF 합병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오는 6월 통합 KT 탄생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이 회장은 합병작업과 함께 납품비리 등으로 얼룩진 기업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비리척결에 나섰다.
서울고검 정성복 차장검사를 윤리경영실장으로 영입해 최근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임원 등 6명을 형사고발했다. 또 19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이 같은 변화의 노력으로 KT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자회사인 KTF와의 합병은 물론 체질 개선 등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이 회장이 제시한 'All New KT'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회장은 합병 과정에서 조직통합 문제와 구조조정 및 인사, 수익 개선 등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공언해온 이 회장이 통합 KT의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합병과 함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 본사 임직원 3000명을 현장에 투입해 영업을 강화했고 본사 조직을 슬림화했다.
유선전화 사업의 후퇴 등 사업구조의 변화로 인력 구조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데다 KTF 직원들까지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는 지적이다.
또한 공기업에 뿌리를 두고 있는 KT와 민간기업인 KTF는 직급이나 임금체계가 달라 이를 잡음 없이 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게다가 성장정체에 빠진 KT그룹을 살리기 위해 통합 KT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도 과제다. 인터넷TV(IPTV), 와이브로(WiBro) 등 차세대 서비스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통합 KT가 단순한 마케팅 경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에 나선다면 오히려 수익성이 더 악화되고 성장정체에서 탈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IPTV, 와이브로 등 KT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 글로벌 통신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통합 KT의 첫 회장으로서 KT그룹의 '성장정체 탈출'과 '글로벌 기업 도약'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앞으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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