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거시경제 지표들이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경제는 매우 위험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내경제 위기극복 가능력 아직 미약'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판단지수는 지난해 8월 64.64로 위기 임계치(58.31)를 넘어섰다. 지난 2월에는 96.8에 달했다.
경기판단지수는 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지표로, 국내외 거시·미시 경제 지표들을 지수화해 현재의 위기 수준과 경제 위기극복에 있어 어느정도 과정에 진입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처럼 경기판단지수가 악화된 것은 실물과 금융부문 지수가 작년 6월과 7월부터 동반 급락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실물부문은 2007년 9월 80.80에서 2008년 6월 66.69까지 악화된 이후 7월 57.83, 8월 46.28, 9월 36.77로 급락했다. 지난 2월에는 4.10으로까지 추락했다.
금융부문은 작년 6월 직전 최고인 38.65를 기록한 이후 올 1월에는 최저치인 0.00까지 하락해 역대 최악의 위기상황을 나타냈다. 2월에도 2.31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즉, 한국 경제는 작년 2월부터 위험 국면에 진입했으며, 7월부터는 매우 위험한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게 연구원의 판단이다.
연구원은 "금융부문이 개선되면서 국내 경기가 2월에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가계와 기업 등 실물 부문은 하강을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의 경기회복 조짐은 실물 회복과는 거리가 먼 '유동성 착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극복 가능 지수는 작년 4월 77.49로 직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 2월에는 13.16을 기록했다. 이는 경제위기 극복 여력이 매우 취약하다는 의미다.
부문별로는 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위기 극복 여력은 다소 나아지고 있으나, 가계와 기업의 여력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한국경제가 위기 상황에서 조기 탈출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직 시중자금 경색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금융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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