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국가 독점 틀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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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2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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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경만호 제36대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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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자
의료 구조개혁에 총력

“현 의료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요과 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국가단일보험자 구조다. 국민의 건강자체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좌파 이데올로기 탓이다. 현재의 잘못된 틀을 바꾸면 의료는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절대과제에 부응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경만호(57)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자는 26일 “앞으로 의료의 구조적 개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5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지난달 치러진 선거에서 제36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된 그는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인 임기(3년)가 시작된다.

그는 바로 직전 선거였던 제35대 의협회장 선거에도 출마했었으나 현 집행부인 주수호 회장에게 고배(苦杯)를 마셨던 적이 있고 이번에 재도전해 의협 입성에 성공했다.

경만호 당선자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정형외과)를 취득했다.


경만호정형외과원장,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동대문구의사회장, 정형외과개원의협의회장, 서울시의사회장 등을 역임한 그는 현재 동북아 메디컬포럼 상임대표 및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도 맡고 있다.

이처럼 누구보다도 많은 야전(野戰) 경험이 있는 사람답게 회원들이 그를 선택한 것을 놓고 그는 희망을 선택한 것이자, 힘든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들어 최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원외처방약제비 환수법안이 최종 통과된다면 의협 집행부는 8만 의사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법안을 무효화할 것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경 당선자는 “원외처방약제비 환수법안이 통과되면 의료계는 정부의 요양급여기준에만 입각한 ‘규격진료’를 행할 것을 강제할 수 밖에 없다”며 “규격진료를 강요하는 법안에 의거해 급여기준대로 환자를 진료할 후 환자의 상병이 악화될 경우 의료인의 책임은 당연히 면책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석면 탈크 의약품을 비롯해 의약품과 관련한 각종 사고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식약청이 규제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식약청은 비전문성, 비과학성, 무원칙성 및 편향된 조직구조, 그리고 조직의 폐쇄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국민 및 전문가와의 의사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선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조직에 임상전문가 및 식품전문가를 대대적으로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의료계는 경제불황과 정부의 각종 수가 규제정책으로 극심한 어려움에 빠져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환자 유치사업 등 의료관광이 활성화되면 우리의 뛰어난 의료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고, 의료기관 수익증대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는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 환자유치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들이 하루빨리 완화돼야 한다.

외국인환자 수용을 전체 병상의 5%로 제한한 것이나, 외국인 수요가 몰리는 일부 병원들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있는 규제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방부가 장기 군의관 부족문제를 해소하고 군(軍) 의료발전을 위해 국방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중인 것과 관련해서도 의사협회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경만호 당선자는 “국방부가 국방의학전문대학원의 학비를 지원해 주는대신 10년 의무복부기간을 두겠다고 하지만, 이 또한 학생 유인책이 되기 어렵다”며 “효과도 없을 정책에 5423억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것은 비용대비 효과가 저조한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행 의료제도는 획일적인 건강보험과 의약분업 적용방식에서 탈피해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개혁해 나가야 한다”며 “국가 독점적 중앙통제 체제를 허무는 데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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