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올 1분기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건설사들은 4월에도 1조원이 넘는 규모의 회사를 발행했거나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만해도 꽉 막혀 있었던 자금 숨통이 다소 트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발행금리가 여전히 높고 발행기업 역시 대형 건설사나 대그룹 계열 건설사에 한정돼 있어 중견 건설사들의 '돈가뭄'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또 대형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역시 대부분 운전자금 용도나 단기차입금 상환을 위한 '돌려막기'용이어서 장기적으로 재무건정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4월중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거나 예정인 기업은 현대산업개발(3000억원)을 비롯해 현대건설(2000억원), 롯데건설(2000억원), GS건설(1000억원), 대우건설(1000억원), 동양메이저(1500억원), 코오롱건설(250억원) 등 총 1조750억원에 달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월에도 2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적이 있어 올들어서만 회사채 발행액이 총 5200억원에 달한다. 금리는 8.1%에서 8.9% 사이다. 지난 2일 발행한 2600억원의 2년물만 7.90%다.
롯데건설은 올해만 4차례 걸쳐 총 4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금리는 역시 대부분 7~8%대다.
지난 2월과 4월 두차례 걸쳐 총 2000억원을 발행한 GS건설의 회사채 금리 역시 7.6%와 8.5%다.
현대건설도 오는 29일 18개월 만에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만기 2년물과 3년물 나눠 발행되며 금액은 각각 1000억원이다. 2년물 금리는 6.7%, 3년물은 6.97%로 올들어 발행한 건설사 가운데는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지난 23일 1000억원을 발행한 대우건설의 회사채는 만기 1년에 금리는 8.6%로 비교적 높다. 다른 대형 건설사에 비해 신용등급이 낮기는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같은 건설사들의 회사채 금리는 같은 'A+'급 기업들의 회사채 금리(보통 6%)보다 2%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높은 이자를 감내하면서까지 건설사들이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분양시장을 통한 자금회전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기존 차입금 상환은 물론 운영자금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금융기관에서의 자금지원도 사실상 막힌 상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만기도래한 회사채 상환 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발행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말해 회사채를 회사채로 '돌려막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사정은 나은편이다. 신용등급 BBB급 건설사들은 아직도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다. 회사채 발행을 한 건설사 가운데 A등급이하인 기업은 동양메이저, 코오롱건설에 불과하다. 이들 기업의 회사채 발행 금리는 10%를 웃돈다. 대형사에 비해 2배의 이자율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조달 창구가 열렸고 유동성 확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주택분양시장이 어려운 환경에서 단순한 고금리를 바탕으로 한 회사채 발행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