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때린 박찬호, 홈런 2방에 '빗바랜 타구'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타석에서는 홈런을 터뜨렸지만 마운드에서 홈런 두 방을 맞고 시즌 첫 승리를 놓쳤다.

박찬호는 26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돌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플로리다 말린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안타 5개를 맞고 4점을 준 뒤 3-4로 뒤진 8회말부터 채드 더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찬호는 패배 직전에 몰렸지만 타선이 9회초 1사 2,3루에서 대타 에릭 브런틀렛의 내야 땅볼 때 4-4 동점을 이뤄 세 경기 연속 타선 지원 덕분에 패전을 면하는 흔치 않은 행운을 누렸다.

필라델피아는 연장 10회 1사 2루에서 체이스 어틀리의 중전 적시타 등 연속 3안타로 전세를 뒤집어 6-4로 이겼다.

시즌 세 번째 등판에서도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박찬호는 평균자책점만 8.68에서 7.16으로 낮췄다.

박찬호는 이날 볼넷 1개만 줬을 뿐 삼진 5개를 솎아내는 등 가장 안정된 내용을 보이고 시즌 최다 이닝을 던졌다. 공 99개를 던져 63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고 통산 1천600탈삼진도 달성했다.

프로 16년 통산 세 번째로 홈런을 때리는 짜릿한 손맛까지 봤으나 4회 맞은 연속타자 홈런이 아쉬웠다.

1~3회를 가볍게 막은 박찬호는 2-0으로 앞선 4회 선두 존 베이커를 풀카운트 끝에 2루수 내야 안타로 내보내고 위기를 맞았다.

핸리 라미레스를 또 볼 카운트 2-3에서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2루에 몰린 박찬호는 호르헤 칸투에게 복판에 떨어지는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3점포를 얻어맞았다.

이어 댄 어글라에게 초구 커브를 뿌렸다가 좌측 스탠드 중간에 꽂히는 대형 솔로포를 통타당했다.

이날 최고 시속 151㎞를 찍은 박찬호는 시즌 첫 등판이던 13일 콜로라도와 경기부터 세 경기 연속 홈런을 내줘 장타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페이스를 되찾은 5~7회에는 큰 위기 없이 임무를 완수했다.

한편 박찬호는 0-0이던 3회 1사 후 첫 타석에서 상대 우완 투수 크리스 볼스태드의 시속 146㎞짜리 빠른 볼을 밀어쳐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선제 솔로 아치를 그렸다.

박찬호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이던 2000년, 각각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다저스타디움과 퀄컴스타디움에서 솔로 홈런 1개씩을 터뜨렸고 이날 무려 9년 만에 홈런을 때려냈다.

필라델피아는 박찬호와 라이언 하워드의 솔로포로 2-0으로 앞섰으나 4회말 홈런포 2방에 역전당했다. 2-4로 끌려가던 6회 무사 만루에서는 하워드의 병살타 때 1점을 만회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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