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은 올해 금융지주회사 전환과 외국계 은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 등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에드워즈 행장은 지주회사 설립과 관련한 모든 작업을 올해 내로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월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받은 데 이어 이달 중 금융위원회에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SC금융지주(가칭)가 설립되면 SC제일은행, SC상호저축은행, SC캐피탈 등 3개 자회사와 SC증권, SC제일펀드서비스 등의 손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 자체는 워낙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 온 작업인 만큼 연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주회사 설립 이후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SC제일은행의 모회사인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이 아시아 등 특정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은행 산업의 건전성 및 수익성이 악화돼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서 본사의 지원마저 줄어든다면 지주회사 전환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계열사 간 정보 공유가 원활해지고 은행 쪽에서 이탈하는 고객을 다른 계열사로 유도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지주회사 설립이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외국계 은행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국내 금융시장에 유기적으로 녹아들 수 있는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금융위기가 터진 후 외국계 은행들이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에는 소홀한 채 은행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면서 SC제일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실적은 은행권 최저 수준으로 대출을 통해 기업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정책 취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또 은행 영업시간을 30분씩 앞당기는 조치는 물론,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키로 한 민간 배드뱅크 참여까지 거부했다.
그러면서도 직원 줄이기에는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9월 희망퇴직을 실시해 전년보다 80여 명 많은 190명을 내보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SC제일은행이 외국계 은행이라는 정체성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국내 금융시장에서 겉돌고 있다고"고 평가한다.
에드워즈 행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SC제일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 이상 늘었다"며 "오는 2011년까지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가 산적한 난제들을 해결하고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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