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재논의···다주택45% 중과·투기지역 10% 가산세 부과
27일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입법과정에서 정부안보다 일부 후퇴함에 따라 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 제도를 폐지하려던 정부의 정책이 결국 한시적인 세제 완화로 결론이 났고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도 사실상 백지화됐기 때문이다.
이날 국회 재정위는 다주택자에 대해 2년간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는 방안을 조세소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오후 재정위 전체회의에서 논의했지만 양도세 중과세 문제 등에 대해 여야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29일 재논의키로 했다.
◆투기지역 10% 가산세 부과
재정위 소위는 현재 다주택자에게 과세되고 있는 최대 45%의 양도세율을 6~35%의 일반세율로 완화하고 법인과 개인의 비사업용토지에 각각 30%, 60%씩 추가 과세되는 양도세 중과제도도 모두 없애기로 했다.
다만 기획재정부가 관련 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투기지역에 대해 10%의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가산해 과세하고 2010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의 1세대3주택 이상자가 해당 지역의 집을 팔 경우 양도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16%~45%가 되고, 비투기지역은 6~35% 기본세율이 적용된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을 줄여 부동산 경기를 살리자는 정부의 기본 구상과 강남권을 중심으로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투기를 막아야 한다는 정치권의 이해가 절충된 것이다.
◆강남3구 세 부담 경감폭 최고 1414만원
투기지역에 가산세 10%가 붙으면 양도세율은 양도차익에 따라 16~45% 차등 적용된다. 구간별 양도세율은 1200만원미만 16%, 1200만~4600만원 26%, 4600만~8800만원 35%, 8800만원초과 45%다.
예를 들어 집을 3채 이상 보유한 A씨가 투기지역인 강남구의 집 한 채를 팔아 필요경비 등을 빼고 4000만원의 양도차익이 생겼다면 지금까지는 45%의 중과세율이 적용돼 1800만원을 양도세로 내야했다. 하지만 가산세를 적용하면 양도세는 1040만원으로 전보다 760만원 줄어든다.
양도차익이 아무리 커져도 세부담 감면폭은 1414만원을 넘지 못한다. 8800만원 미만 구간에서는 중과 때보다 양도세율이 낮아 세부담이 줄지만 8800만원이상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중과세율과 같은 세율인 45%가 적용돼 세부담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투기지역이 아닌 지역에는 일반세율이 적용된다. 한편, 강남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방침은 당분간 유보될 전망이다. 탄력세율 적용 자체가 유일하게 남은 투기지역인 강남3구를 겨냥한 것이기 때문이다.
◆본회의 통과해도 후유증 불가피
29일 재정위와 본회의에서 이 방안대로 통과되더라도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 혼란만 가중시킨 채 원안보다 크게 후퇴한 것이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훼손이 불가피해졌다.
우선 지난해 말 (3주택 이상자) 양도세 60% 중과를 45%로 완화한지 4개월도 경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스스로 정책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부동산시장을 혼란시킬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많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이날 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양도소득세법은 시장에서 효과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거론한 것은 문제"라며 "정부가 조세법률주의를 위반한 소급입법을 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다. 특히 소급입법은 정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당초 정부 발표대로 모든 지역에서 양도세가 6~35%의 일반세율로 과세되는 게 아니라 강남 3구에는 16~45%가 적용된다. 이 경우 정부의 양도세중과 폐지 발표를 믿고 지난달 16일 이후 강남 3구의 주택을 거래한 다주택자들은 10%포인트의 양도세를 더 내게 된다.
여기에 중과세 폐지가 정부안처럼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2년 한시적으로 되면서 일반과세를 예상하고 부동산을 산 사람들이 앞으로 부동산을 매각할 때 높은 세율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세제상 피해를 입은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집단소송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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