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신규상장과 유상증자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증시 침체로 위축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제 기능을 회복했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에 성공하는 기업도 눈에 띄게 늘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신규상장한 기업은 모두 14곳에 달했다. 이에 비해 2006~2008년 3년 동안 1~4월에 기업을 공개한 업체는 평균 11곳에 그쳤다.
기업 IPO는 4월에 몰렸다. 올해 신규상장한 회사는 1월 3곳, 2월 1곳, 3월 3곳으로 뜸했다가 증시가 단기 급등한 이달에만 8곳으로 늘었다.
새내기주에 대한 청약 경쟁률도 뜨겁다.
에이테크솔루션이 무려 1496대 1을 기록했고 티플랙스(1247대 1), 뷰웍스(816대 1), 네오피델리티(569대 1)도 모두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높은 경쟁률처럼 주가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한 뒤 오름세가 수일에 걸쳐 이어졌다.
전달 31일 상장한 네오피델리티는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같은달 27일 기업공개한 중국식품포장은 12거래일 연속 상승에 11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유상증자로 자본을 조달하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한 규모는 모두 3조6011억원에 달했다.
하이닉스가 연초 324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한 데 이어 이달 23일에도 8190억원 유상증자 계획을 추가로 발표했다.
IBK투자증권(1000억원)과 국동(400억원), 투미비티(150억원), STS반도체(150억원), 우리들생명과학(127억원), 루미마이크로(125억원)도 유상증자를 했거나 할 계획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시장에선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박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달 4000억원 규모로 진행된 기아차 BW 청약엔 50대 1에 가까운 경쟁률 속에 8조원이 몰렸다.
이달 대우차판매 BW 청약은 경쟁률이 80대 1에 육박했고 청약금액도 모집금액 600억원보다 8배 가까이 많은 4조7351억원에 달했다.
특히 대우차판매 주가는 전날 기준 1만3450원으로 행사가액인 7820원을 감안할 때 이미 70% 이상 수익이 확보됐다. 행사는 내달 24일부터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돈이 된다는 소문에 공모주나 유상증자, BW 발행에 개인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며 "관련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기업이 자금조달 부담을 덜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일부 상장사가 BW나 CB를 발행해 미상환 사채를 갚는 데 쓸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비우량 기업이 발행하는 신주나 사채에 투자할 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