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시장이 또다시 주저앉고 있다. 특히 중층 아파트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뜸했던 급매물도 다시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아파트 재건축 시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데다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가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5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형은 최근 9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올 들어 9억5000만원까지 가격대를 회복했지만 지난 1~2주 사이에 4000만원 하락했다.
제 2롯데월드 신축 등 갖가지 개발 호재로 집값이 치솟았던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또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중순께 12억원에 거래됐던 112㎡형은 최근 10억9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집값 하락과 함께 급매물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는 실종된 상태다.
잠실5단지 J공인 대표는 "지난 3월에 비해 1억원 가까이 집값이 하락한데다 급매물도 다시 나오고 있지만 매수 문의는 뚝 끊긴 상태"라며 "이러한 추세라면 앞으로도 집값은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층 재건축 아파트인 서초구 서초동 우성1차 109㎡형도 거래가가 최근 7억80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이는 올해초보다 5000만원 가량 빠진 가격이다.
반포 재건축 시장도 맥을 못추기는 마찬가지다. 잠원동 한신6차 115㎡는 현재 8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와있다. 하지만 오락가락 하는 정부정책이 몰고온 후폭풍에 추격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반포 C공인 대표는 "서울시가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고수하기로 한 상황이라 재건축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또 일부 조합원들이 소형 주택을 배정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장 재건축이 추진되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급매물이 다시 나오고 이에 대한 문의도 간간히 있기는 하나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추격 매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D공인 대표도 "소문만 무성했던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가 사실상 무산된 것도 강남 재건축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규제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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