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내수침체와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발표로 잔인한 4월을 보냈던 자동차 업계가 가정의 달과 노후차 감세 혜택 시행이 겹치는 5월을 판매 회복의 호기로 보고 있다.
특히 노후 차를 신차로 교체할 경우 세금을 깎아주는 정부 지원책이 4월에 누적됐던 대기 수요를 끌어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노후차 교체 수요를 잡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자동차 판매량은 총 9만3836대다. 이는 전월대비 1.1% 감소한 수치다.
정부의 세금감면 정책 발표가 지연되면서 4월 판매 실적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됐지만 실제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는게 업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현대차가 전월대비 3.6% 줄어든 4만7339대를 판매했다. 차량 판매가 소폭 감소했지만 노후차량 대체 수요가 5월로 넘어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5월로 이월된 차량이 1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아차는 총 2만9010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대비 5.8% 증가했다. 경차 모닝 등 신차 판매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지난달 2일 출시한 '쏘렌토R'의 사전 예약이 6000대에 육박한 점을 감안하면 5월 판매는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쌍용차는 전월대비 40.9% 증가한 2404대를 판매했고, GM대우도 3월보다 24% 늘어난 7080대를 팔았다. 르노삼성도 3월보다 1.5% 증가한 8003개를 판매했다.
이들 업체들은 5월 한달 간 대규모 판촉 행사를 벌여 판매 상승 분위기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우려했던 만큼 국내 완성차업계의 4월 판매가 나쁘지 않았다"며 "이달부터 시행되는 정부의 노후차량 세금감면안 영향으로 5월 내수 판매는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호전 조짐이 환율 등 대외 환경이 빚어낸 착시효과에 불과할 뿐, 경기침체가 올해를 넘겨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시적인 경기 호전 분위기에 휩쓸린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지원책과 업계별 프로모션이 일단은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지금의 경기 상황 속에서 얼마만큼의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각 업체가 노후차 세금지원책을 겨냥해 할인 혜택을 펼쳐왔다"며 "내수 판매 회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노후차가 교체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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