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전화 '지고' 인터넷전화 '뜬다'

  • 9월 번호이동 절차 간소화...가입자 유치 경쟁 '서부개척 시대'

인터넷전화 시장이 지난해 번호이동제 도입에 이어 오는 9월부터 번호이동 절차 간소화가 이뤄짐에 따라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화가 유선전화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보여 KT가 90% 이상 장악하고 있는 유선전화 가입자 뺏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체된 통신시장에서 인터넷전화는 미개척된 시장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KT와 후발사업자들의 치열한 '땅따먹기'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번호이동 하루면 끝

인터넷전화는 지난해 070 식별번호가 아닌 유선전화에서 쓰던 번호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번호이동제가 도입돼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번호이동 신청부터 설치까지 일주일 정도 소요돼 소비자들로부터 적잖은 불만과 함께 가입 철회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전화의 실제 개통율은 절차, 품질 문제 등으로 절반 이하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인터넷전화가 번호이동 절차 간소화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KT-KTF 합병 인가조건 중 하나인 번호이동 절차 간소화에 대해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이 최근 방통위와 전담반 회의를 열고 제도 개선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유선전화-인터넷전화 간 번호이동시 본인확인 작업은 기존 전화확인에서 문자메세지(SMS) 등으로 간소화돼 24시간 내에 설치가 가능해진다.

KT는 이러한 번호이동 제도 개선 이행계획서를 오는 19일 방통위에 제출할 계획이며, 약 3개월 동안 시스템 개선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오는 9월부터 절차 간소화가 본격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선점 위한 혈전 예고

인터넷전화가 유선전화 시장을 대체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유선전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KT와 후발사업자들의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예고된다.

KT는 유선전화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이석채 회장 취임 직후 인터넷전화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KT는 유선전화 가입자가 하루 평균 5000명 이상 감소하고 있어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유선통합 브랜드인 '쿡(QOOK)'을 통해 결합상품과 인터넷전화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마케팅 강화를 통해 빠져나가고 있는 유선전화 가입자를 고스란히 인터넷전화로 유도해 집전화 시장 1위를 고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후발업체들은 정체된 통신시장에서 인터넷전화가 새로운 먹거리로 등장하면서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은 번호이동 절차 간소화에 따라 KT 유선전화 가입자를 대상으로 인터넷전화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가입을 꺼렸던 소비자들에게 적극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화가 단순히 저렴한 요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통화품질과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유선전화를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앞으로 집전화는 인터넷전화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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