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부가서비스 함부로 변경 못해

앞으로 신용카드사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를 마음대로 변경하지 못할 전망이다.

최근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줄어들고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카드사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각종 수수료와 연회비를 올리고 부가 서비스를 축소하는 카드사의 행태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상품 출시 이후 1~2년은 부가서비스 내용을 변경할 수 없도록 금융당국이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고객 가입시점을 기준으로 규제하면 개인별로 규제방안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며 "상품출시 시점을 기준으로 규제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작년 5월부터 시행된 현행 표준약관에 따르면 카드사는 각종 할인혜택과 포인트 적립 등 회원에게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를 변경할 때는 3개월 이전에 통보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오는 8월 7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여신업법에 따라 금융당국은 신용카드사에 부가서비스 변경 관련 규제를 부과할 수 있다.

신용카드 표준 약관 심사권한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금융위원회로 이관돼, 금융위가 공정위와 협의해 표준약관을 개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위반하는 카드사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이 카드사들의 일방적인 부가서비스 축소를 제지할 수 없냐는 서면질의에 금감원이 "일정기간 부가서비스를 변경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한편, 최근 실제로 카드사들이 각종 할인혜택을 줄이고 연회비를 인상해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달부터 놀이공원 등의 할인조건을 직전 3개월 월평균 실적 10만원 이상에서 20만원이상으로 상향 조정했고, KB카드도 이번달 15일부터 포인트 적립률을 결제금액의 0.2%에서 0.1%로, 체크카드는 0.5%에서 0.2%로 각각 축소키로 했다.

A카드업계 관계자는 "부가서비스는 카드사 단독으로 제공하기 보다는 제휴사와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휴사의 사정이 안좋아질 경우 카드사가 불가피하게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가서비스를 1~2년동안 변경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B카드업계 관계자는 "그간 부가서비스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서비스에 대한 고객 반응을 체크해서 빠르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카드사가 자율적으로 고객반응을 그때그때 반영하지 못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호 기자 [e-mail]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